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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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8.2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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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天池)는 빼앗겼는가
지난 17일 우리 민족의 발상지요 성산인 백두산 천지(天池)를 찾았다. 중국땅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중심인 연길에서 맞은 아침은 가슴 설레여야 할텐데 아침 뉴스에 백두산을 관광하는 한국인을 상대로 중국 공안이 대대적인 검문검색을 벌였는데 마치 범인을 다루듯 거칠게 다뤄 한국 관광객들이 몹시 두려워 했다고 한다. 까닭 모를 분노가 가슴을 치밀어 올랐다.

씁쓸한 기분을 안고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300의 거리를 약 5시간을 달려 백두산 입구 이도백하에 도착하였을때는 12시가 조금 지났다.

점심식사를 하고 백두산 천지로 향했다. 지금까지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 관리 운영해 오던 백두산 관광 관리권이 지난 5월1일부터 중국 정부가 회수, 입장료를 대폭 인상하고 산문내에는 일반 관광 버스의 진입을 막고 셔틀버스를 운행하면서 종전에 없던 셔틀버스비를 징수하는등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관광 부담이 늘어(한국 화폐로 1만1000원 정도)나고 출입 통제가 강화되어 어려움이 많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산문내 넓은 광장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광장을 메우고 있었다. 중국정부는 새로 구입한 60대의 셔틀버스와 120대의 지프로 관광객을 쉴새없이 운송하고 있었다. 제복을 입은 공안들의 싸늘한 감시, 웃음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딱딱하게 굳은 표정의 관리인과 기사들. 그러나 다행히 오늘은 검문검색은 없었다.

이도백하의 하늘은 맑고 태양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지만, 백두산의 천지는 속살을 함부로 남에게 보여주기 싫어하는 수줍움 많은 처녀같아 그 전모를 보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8부 능선쯤 오르니 시커먼 검은 구름 떼가 산봉우리를 휘덮고 바람까지 휘몰아치고 있었다. 지프는 천문봉 정상밑 100m까지 올라갔다. 넓은 주차장에 내리니 천문봉은 온통 구름으로 덮여 있었다.

하느님의 처분만 기다리기를 수분, 이 어인 은총인가, 삽시간에 일진광풍이 일어 구름을 싹 몰아내고 성스러운 천지의 물이 푸르다 못해 검푸른 빛으로 깊디깊은 밑바닥까지 훤히 드러내 보여주지 않는가.

건너편 산봉에는 엷은 햇살까지 뿌려 주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성이 동시에 터지고 카메라가 불꽃을 튀겼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구름이 덮히고 몇분을 기다려 다시 몇초동안 개기를 몇차례 거듭했다. 나는 천지 전체가 한눈에 나타날때마다 양팔을 벌려 천지를 한 가슴에 안고 크게 심호흡을 했다. 백두산 정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기분으로 말이다.

그러다 한참을 넋놓고 바라보다 슬픈 생각이 드니 웬일인가.

조국 분단의 한을 가슴으로 삭이며 중국을 통하여 천지를 찾아보는 것도 억울한데 북한은 1962년 중국과 조중변계조약(朝中邊界條約)을 체결하여 북한 54.5%, 중국 45.5%의 비율로 백두산 천지를 가로지르는 양국간의 국경을 확정하였다고 한다.

그로인해 오늘 우리는 중국을 통해 중국 정부 공안원의 감시속에 천지를 보고 있으니 민족의 성지인 천지를 완전히 빼앗기고 있는 슬픈 기분이 들었다. 우리민족에 있어 백두산은 그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이 매우 각별하지 않은가.

고토(故土)회복에 대한 민족의 열망과 한이 불타 올라야 할 우리에게 백두산은 통일 한국의 미래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하지 않은가.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발상지요 성산이며 성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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