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세상을 읽다
책으로 세상을 읽다
  • 하은아 <옥천도서관 사서>
  • 승인 2013.05.23 2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읽기
하은아 <옥천도서관 사서>

도서관 주변에 위치한 아파트는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는 나로선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저 말 속의 내재되어 있는 뜻은 우리가 독서를 통해 성공의 지름길을 잡으라고 강요하는 사회 속에 있다라는 것이다.

요즘 책을 참 많이 읽으라고 한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종종 텔레비전을 없애기도 한다. 그런데 왜 책을 읽히느냐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못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이해력이 높아지니까 또는 성공한 사람들이 모두 독서를 강조하니까 대충 이런 이유로 말도 못하는 아이일 때부터 우리는 책을 읽히고 읽는다. 그래서 독서는 조금은 재미없고 지루한 이미지가 아닐까 한다. 그러나 독서는 생산적인 활동이자 흥미 있는 놀거리다. 이 책을 통해 각자의 독서의 이유와 정당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가진 최초의 책에 대한 기억은 막 한글을 뗀 유치원 시절이다. 오빠 방에 있던 철 책 장안에 세계명작동화 전집이 있었고 그 중 아기돼지 삼형제를 읽던 내 모습이 사진처럼 각인되어 있다. 곧 그 전집은 우리 집에서 모습을 감추었고, 커서 알게 된 사실은 그 책은 사촌 동생의 것으로 잠시 우리 집에 맡겨진 것이었다. 나는 늘 읽을거리를 찾는 아이로 자라왔다. 그래서 지금도 우울한 기분을 떨치려 서점을 찾으며, 새 책을 받는 순간에 큰 행복감을 느낀다. 이렇게 자라 온 탓에 독서는 일상이 되었고, 이유를 굳이 찾지 않아도 해야 하는 것이었다.

도서 ‘책으로 세상을 읽다’를 넘기다보면 정혜윤PD는 이런 나에게‘내가 책을 읽은 이유는 책 속에서 삶을 발견하고자함이며, 무엇보다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또 김정운교수는 익살스럽게 이야기 거리를 찾기 위해 읽으라고 충고한다. 이 시대의 남성들이 소외되고 있는 이야기를 풀어 놓지만, 그 속에서 그는 대화꺼리를 찾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스스로 C급 경제학자라 하며, 다시 태어난다면 사서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싶다고 하는 우석훈 박사는 자생력 있는 시민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책을 매개체로 이야기 한다.

프랑스 사람들은 저녁 식사 시간에 이야기 거리를 찾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고 한다. 긴긴 저녁 식사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이다. 가족 혹은 타인과 이야기 하고, 공감하고, 즐거워하기 위해 읽는 것이다. 물론 이론상으로 독서를 많이 하면 어휘력이 높아지고, 이해력과 논리력을 신장시킨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를 강조하고 성공하기 위한 하나의 덕목이라 일컬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딱딱한 이유 말고 사랑스런 우리 가족과 좀 더 친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공감하기 위해 독서를 해보자.

5월은 선물할 곳이 많은 달이다. 어린이들에게 즐거움도 줘야 하고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감사함을 담은 인사도 해야 하고 성년이 된 친구들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 선물해야한다. 그 밖에도 부부의 날도 있고, 심지어 로즈데이도 있다. 이런 날에 나와 너를 위해 혹은 나와 그대들을 위해 책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똑똑해져라 세상을 배워라 성공하라 라는 뜻이 아닌 “나는 당신과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더욱 친해지고 싶습니다.”라는 뜻으로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