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학생이 폭력어른 된다
폭력학생이 폭력어른 된다
  • 유종렬<한국교총학교폭력예방위원·전 음성교육지원청
  • 승인 2013.05.2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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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유종렬<한국교총학교폭력예방위원·전 음성교육지원청 교육장>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가야 할 우리의 미래요 희망인 청소년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삶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참으로 가슴이 아리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 중학생이 또래 학생들의 폭력과 학대, 모욕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하는 극단의 선택을 결심하기까지 그 학생이 겪었을 가없는 분노와 공포, 고독을 생각하면 슬픔을 넘어 분통이 터진다.

참으로 기가 막히는 노릇이고,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얼마나 많은 학생들, 우리 아이들, 우리 미래의 비극을 지켜봐야만 하는가.

학교폭력이 하루가 멀다 하고 꼬리를 물고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학교폭력 어찌하면 좋을까 누가, 어떻게, 무엇으로, 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풀어야 할지 그저 답답한 노릇이다

세상은 너무 억울하고 공평하지 못한 일이 많다. 피해학생들은 보복이 두려워 고통을 참고 숨을 죽이고 있는데, 폭력을 휘두른 가행학생들은 장난삼아 해 본 일이었다며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않고, 가해학생 부모들 또한 무조건 자기 자식들만 감싸려하는 모습에서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공부를 잘하면 잘한다고 왕따가 되고, 힘이 약하면 약하기 때문에 희생양이 되고, 마땅히 가르쳐야 할 인성교육을 학교에만 떠맡기는 가정, 오직 경쟁만이 있을 뿐 배려가 없는 사회 등 모두가 문제투성이가 아닌가.

더욱이 피해학생의 53.6%, 가해학생의 58%가 초등학교 때 학교폭력을 처음 경험하였다고 하니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통계에 의하면, 폭력학생들을 장기 추적해 보니 성인이 된 후에 크고 작은 범죄로 처벌을 받거나, 배우자를 학대하거나, 직장생활에 실패하거나, 자녀들도 대물림해서 폭력적이었다고 한다. 또 30세 미만에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네 명에 한 명꼴로 굉장히 높았으며, 중학교 때 학교폭력에 가담했던 사람들의 60%는 24세 이전에 범죄행위로 체포되었다고 한다.

이 통계가 말해주듯이 폭력학생들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학생 때 잠깐 그러는 거지’ 라고 너그럽게 넘어갈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폭력학생이 결국 폭력을 저지르는 어른이 되고 그 자식에게까지 대물림될 수 있는 만큼 학교폭력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학교폭력 문제는 가정교육과 학교교육 등 교육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모자관계가 우선 중요하고, 다음으로 사제관계와 친우와의 우정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토양에서는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기 마련이다. 건강한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건강하고, 가치이념이 정의로운 국가의 토양에서는 백성이 건강한 심성을 지니기 마련이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문제행동을 일으키지 않은 어른으로 성장한 아이에게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푼 어른이 있다. 아이는 어른이 하기 나름이고, 아이 곁에는 어른이 있어 주어야 한다.

학교폭력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이거나, 방관자이다. 학교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단순 흑백 구조나 대립이 아니고 가정, 교실, 학교, 사회 등 우리 국민 모두가 늦었지만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바람직한 대책을 세우고 발 벗고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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