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의 날과 세계인의 날
성년의 날과 세계인의 날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3.05.19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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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오늘은 성년의 날이다. 또 세계인의 날이기도 하다.

성년의 날을 앞두고 한범덕 청주시장이 올해 성년이 되는 청소년들에게 축하편지를 보냈다.

‘축하합니다. 달콤한 스무살’ 이라는 제목의 편지가 20일로 만 20세가 되는 새내기 성년인 시민들에게 보내졌다. “큰 꿈을 품고 청주시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훌륭한 재목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축하편지는 어찌보면 신선하게 다가온다.

필자의 둘째 아들도 지난주 목요일 한 시장의 축하 편지를 받았다.

편지를 본 아들은 “나도 이제 성년인가. 새삼스럽네”라고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아빠의 대답이 필요없는 질문을 던진다.

“시장님이 이런 편지도 보내네요”, “그 만큼 성년이 된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지”정도로 맞받아 쳤다. 크게 궁금해 하지도 의미를 두는 것 같지도 않은 말투였지만 조금은 색다르다는 생각은 하는 듯 했다.

“성년이 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깊은 의미가 있지만 이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자부심과 주인의식을 갖게 함으로써 인생의 주체자로 당당히 설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기 위해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하는 한 시장의 의도대로라면 축하편지 발송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색다르게 생각하는 아들놈의 태도 자체를 보면 그렇다. 별스럽지 않게 그 편지를 보고 넘기는 것 같지만 그로인해 자신이 성년이 됨을 한번 더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한 시장은 간과한 것이 있다. 그렇게 의미가 깊다는 성년의 날 주인공 중에서 절반에만 축하를 보냈기 때문이다.

한 시장은 올해 만 20세가 되는 1993년생에게만 축하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1994년생도 성년이 된다. 성년의 날 축하를 받아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94년생도 성년 기준이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바뀐 민법 개정으로 올해 7월 1일부터 성년이 된다.

‘성년의 날’ 의식 참여 기회는 일생에 단 한번 밖에 없다. 따라서 94년생이 올해 성년의 날 주인 대접을 받지 못하면 내년에도 받지 못할뿐만 아니라 영원히 배제된다. 내년에는 1995년생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요즘 인터넷 게시판에는 ‘94년생은 성년의 날이 언제인가’라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94년 7월 1일 이전 출생자라면 올해 성년의 날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내년에도 찾아 먹을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렇게보면 올해 성년이 되는 자는 1993년생도 되고 1994년생도 된다. 마땅히 함께 축하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성년의 날 주인공은 민법상 성년을 의미한다. 법률상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완전한 법률 행위를 할 수 있다. 신용카드는 물론 휴대폰 가입도 혼자서도 할 수 있고, 결혼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부모의 품을 벗어날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인데 이 때문에 성년의 날을 맞는 청소년들은 사회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인격함양에 노력하면서 부모님을 지성으로 받들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 것을 다짐한다. 미래의 주인공으로서 자격과 책임, 의무를 지워 나라와 사회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가치관과 공동체의식을 심어줘야 하는 시기이도 하다. 미래의 표상이며, 국가의 희망이다. 1994년생들도 당연히 축하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마침 오늘은 ‘세계인의 날’이기도 하다. 올해 성년이 되는 청소년들은 우리 주변의 결혼이민자와 이주노동자들이 결코 이방인이 아닌 우리 이웃이라는 다문화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성인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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