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은 수돗물 신뢰로부터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오르내리면서 우리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이같은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경기침체 등의 악순환의 고리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공공기관은 에너지절약을 위한 안간힘의 노력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노력에 얼마나 동참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윤태일 교수에 따르면 2005년 11월10~18일 서울시민 300명을 대상으로 '수돗물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0.7%만이 식수로 끓이지 않은 수돗물을 마신다고 답했다. '끓이지 않은 정수기물'을 음용수로 마시는 사람이 56%로 가장 많았으며, 끓인 수돗물(27%), 약수·지하수(6.3%), 끓인 정수기물 (2.7%) 등 순이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수돗물을 그냥 음용하지 않고 전기 및 가스 등에 의해 재처리하게 되면 연 500억~1000억원의 비용이 소비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과연, 국민들의 이러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옳은 선택이었을까.
2005년 한국상하수도협회와 서울YWCA는 서울시민 2000여명을 상대로 정수장물과 수도꼭지에서 받은 수돗물, 정수기로 거른 수돗물, 생수(먹는샘물) 등 4가지 종류의 물맛을 평가토록 한 시음행사를 열었다. 수돗물을 마신 응답자의 59%가 '맛있다'는 답변을 내놓은 반면 정수장 물(2종류)은 46%와 47%, 생수(2종류)는 42%와 50%, 정수기수돗물은 49%가 맛있는 물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이는 수돗물의 물맛이 다른 물에 비해 더 맛이 좋거나 적어도 별 차이가 없다고 느끼고 있는 것을 보여 준다. 이러한, 물공급기관의 노력을 정확히 이해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할 때만이 국민들의 막연한 수돗물 불신은 점차 신뢰로 바뀔 수 있을 것이며, 그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현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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