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흐르듯 살다 간 우영 선생 기린다
물흐르듯 살다 간 우영 선생 기린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4.30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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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암추모문집 간행위원회 ‘문화와 놀다간 당신…’ 발간
지인들과의 인연 담은 회고담… 생전 모습 생생히 담아

‘수암, 당신은 참으로 여러가지 일로 봉사하였습니다. 문학의 길에서 언론인이 되어 기자생활을 하였지만, 말쟁이가 말을 아껴서 남이 피하는 문화부를 지켰습니다. 그래서 그늘에서 열심히 충북의 문화를 잇고 일구고, 후진을 기르고 중년에는 청주문화원장, 충북예총회장으로서 보나르화방에서 그것을 아우르고 이끌었으며, 말년에는 중원문화재연구원을 만들어 미래로 이어놓았습니다.’

-섬이 된 바위 중에서- 유성종

‘요즘 재미는 어떠십니까. 생전의 악업을 쌓지 않았으니 의당 극락에는 가셨을 터인즉 근황이 궁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 그곳에는 사시장춘 꽃이 피고 몸쓸 병도 없다고 하니 근심 걱정, 고통도 없겠지요만 이승에서처럼 거기도 술벗들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꽃구경 가자시더니… 중에서- 김영회

‘긍정과 소통의 달인 수암 우영형, 멀리 상해에서 날아온 손자 희원 희재 형제 얼굴에 핀 눈물꽃 보니 어영부영하다 우영됐다던 그 무거운 삶의 짐 내려놓을만 하던가요.

한달이 넘더럭 내려놓기, 마음비우기 하며 이별연습을 하였건만, 인생의 아침나절에 만난 인연깊은 정인을 보내는 이 슬픔, 억누를 길이 없구려. 정년 4월은 잔인한 달인가 봅니다.’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을 수암 중에서- 박영수

수암 우영. 괴산에서 태어나 청주를 근거지로 살다간 우영 선생을 위해 지역 원로와 지인들이 추모 문집 ‘문화와 놀다간 당신이 그립습니다’(수암추모문집 간행위원회)를 발간했다.

책 제목처럼 문인으로, 기자로 문화단체장으로 평생 지역문화예술진흥에 앞장 섰던 선생은 지난해 4월 암으로 세상을 등지며 지인들의 가슴에 묻혔다.

추모 문집에는 살아생전 우영 선생과 인연을 맺어왔던 지인들의 회고담이 실렸다. 홍강리 시인의 추모시와 황규호 평론가의 ‘수암 우영 약전’, 그리고 40여 지인들이 들려주는 우영 선생과의 일화는 물흐르듯 살다간 우영 선생의 생전 모습이 생생하게 읽혀진다.

박영수 전 청주문화원장은 “우영 선생은 기자로 활동하면서 문화부서를 전국 최초로 만든 사람으로 진정한 문화예술인이었다”며 “문집 발간은 지인들이 자진해서 출간을 제안했고, 출간비용도 즉석에서 기부가 이루어졌다”고 들려줬다.

또 “이번 문집 발간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며 “이렇게 살다간 사람도 있구나하는 것과 다시보는 사람 우영을 추모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문집을 발간하며 출판기념식도 지난 30일 경화반점에서 열렸다. 검소하게 살다간 선생의 뜻을 받들어 60여명의 지인들의 모임으로 가진 출판회는 추모영상과 추모시낭송, 추모 문집을 유족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갖고 우영 선생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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