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 아동 후원 … 특별한 사랑 실천
개발도상국 아동 후원 … 특별한 사랑 실천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3.04.25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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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양청고, 월드비전과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
24학급 전교생 864명 우간다 등 29개국 24명 도움

사람과 사귀면서 상대방이 자기에게 유익할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두지 말고, 자기가 상대방에게 어떤 점으로 봉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라. - 러스 킨

길을 걷다 넘어진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힘들게 언덕을 오르는 노인의 짐을 들어주는 등 사랑의 방법은 많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전하는 일은 특별하지만 어찌 보면 보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청원 양청고등학교(교장 김지홍) 학생들은 특별한 사랑을 나누는 일을 당연한 것처럼 실천하고 있다.

양청고등학교 1~3학년 전체 24학급 전교생 864명은 이달부터 월드비전과 함께 ‘글로벌 사랑나누기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학급당 개발도상국 아동 1명을 위해 매달 후원금 3만 원을 모아 월드비전에 전달하고 있다. 학급별로 3만 원을 조성해야 하는 만큼 학생 1명이 내는 돈은 월 1000원에 불과하다. 간식으로 먹는 떡볶이, 빵 한 개 안 먹고 아낀 1000원은 후원 아동의 교육비가 된다. 학생들이 모은 성금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동유럽, 중동지역에 있는 개발도상국 29개국에 사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들의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양청고 1학년1반은 베트남에 사는 8살(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 Dinh Thi Thu Hang을 후원한다. 티 투항의 아버지는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여동생과 사는 티 투항은 외국어 과목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

양청고 1학년1반 정혜리 양은 “베트남에 있는 티 투 항이 놀이터에서 맘 편히 놀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다”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투항을 만나 여동생처럼 함께 재미있는 놀이도 하고 게임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청고 1학년2반은 우간다에 사는 9살(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 Aliganyira Sam을 후원키로 했다. 부모가 무직인 샘은 남동생 2명, 여동생 4명과 생활하고 있다. 수학과목을 좋아하는 샘은 공놀이를 좋아한다.

양청고 1학년2반 이선우 양은 “예전에도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했지만 봉사활동과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은 차원이 다르다”며“기회가 되면 공놀이를 좋아하는 샘과 함께 공놀이도 하고 좋아하는 수학을 함께 공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글로벌 사랑나누기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 프로그램 참여를 제안한 사람은 이 학교 김병길 교사다. 김병길 교사는 “봉사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봉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처음엔 대학입시에서 봉사점수를 받기 위해 봉사활동에 나선 학생들도 있었지만 이젠 봉사점수 안 받고 봉사를 하고 싶다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로 봉사를 통한 인성교육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청고 현관 입구에는 ‘배려는 행복의 첫걸음’이라는 표지가 붙어있다. 양청고는 38개 교과동아리와 8개 교과외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학교 전교생은 2주에 한번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 "봉사는 나를 위한 것 … 인성교육 효과"

인터뷰/ 양청고 김지홍 교장

김지홍 양청고 교장은 봉사를 통한 인성교육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말한다.

김 교장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학생 간 갈등과 다툼이 많이 줄었고, 욕설하는 대화 습관과 공격적인 성향도 줄었다”며“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학생들 얼굴 표정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생각이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수 있는 만큼 좋은 생각, 좋은 습관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봉사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결국 나를 위한 것”이라며 “지난해 졸업생 중 절반 이상이 지방 국립대를 진학한 것처럼 봉사를 하면서 학생들의 인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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