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의 삶… 詩에 녹여내다
자연과 인간의 삶… 詩에 녹여내다
  • 윤원진 기자
  • 승인 2013.04.23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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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화 시인 첫 시집 ‘누군가의 배후’ 출간
내적 성찰 통해 객관화해가는 깨달음 담아

정충화 시인이(사진) 첫 시집 ‘누군가의 배후’를 출간했다. 2008년 문단에 나온 이후 5년여 만에 얻은 결실이다.

‘문학의 전당’에서 펴낸 이번 시집에는 총 66편의 아름다운 시가 수록돼 있다.

전남 광양 태생인 정 시인은 자신의 삶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만나는 자연과 인간들의 삶에 관한 시적 증언들을 시 속에 녹여 냈다.

그의 시편들에는 ‘길’이라는 화두가 밑바탕에 깔렸다. 이는 오랫동안 식물에 관한 탐구를 지속해온 그의 여정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식물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그는 15년 전부터 주말마다 길을 걸으며 관찰한 식물들의 삶을 여러 경로를 통해 소개하는 일에 힘써 왔다. 그 여정에서 만난 사람과 자연 속 생명체들이 자연스럽게 그의 시 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정 시인의 시는 난해한 시어와 암호처럼 해독하기 어려운 묘사로 가득한 현대시의 흐름에서 비켜나 있다. 일체의 장식을 걷어내 버린 듯 군더더기 없이 일상언어로 써내려간 그의 시들은 일견 밋밋하고 평이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담박한 묘사 속에 웅숭깊은 사유가 녹아 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시에는 타인에 대한 연민과 사랑, 그리고 내적 성찰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해 가는 깨달음의 과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인간과 사물, 자연에 대한 이해와 사랑은 상호 보완적인 아우라를 형성하고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현학적인 수사와 말초적 감성 표출이 주류를 이루는 오늘의 시단에서 순수한 서정이 살아 있는 그의 詩를 만나는 것은 눈 밝은 독자에게 주어지는 작은 행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충주시 수안보면에 위치한 국가기관에서 임시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정충화 시인은 2008년 계간 ‘작가들’로 등단, 제7회 부천신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인천작가회의 회원, ‘빈터’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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