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제자유구역청 갈등이 남긴 것
충북경제자유구역청 갈등이 남긴 것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3.04.17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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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엄경철 취재2팀장<부국장>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입지 갈등이 충주유치 추진위원회의 공식 해산 선언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지역은 다시한번 지역 간 갈등과 불균형 발전에 대한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충북도가 8년전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할 때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 본게임이 끝난 후 벌어진 것이다. 충북경제자유구역은 여러 고비를 넘기며 간신히 만들어진 성과물이다.

기존 경제자유구역의 부실 운영에 따른 구조조정, 유일한 내륙지역에 위치한 점 등이 큰 장애였다.

정부의 부정적인 신규 지정을 설득해야만 했다. 해를 여러 차례 넘기는 과정에서 내부문제까지 해결해야 했다. 충주에서 경제자유구역 포함을 주장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다. 충주지역이 원하는대로 하려면 청주국제공항 등 청주권에서 멀리 떨어진 거리를 극복해야 했다. 그런 어려움이 있었지만 도민들은 역량을 결집해 충북경제자유구역 지정이라는 쾌거를 올렸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경제자유구역청 입지 논란이 불거졌다. 어렵사리 만들어 놓은 성과물에 대한 일종의 배분 싸움이 난 것이다. 충주가 경제자유구역청 입지를 주장하면서 청주권과 대립하게 됐다. 결국 분리배치로 결론이 났지만 충주에서 끝까지 반발했고, 서로 상처만 남겼다.

소지역이기주의, 정치적 배후설 등 비난과 오해가 오갔다. 한편에서는 충주유치운동이 지역균형발전과 동반성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균형발전론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그러나 지역이기주의, 정치 배후설 등에 대해 균형발전론이 반감된 듯하다.

특히 정치 배후설은 이러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늘 나왔다. 충주유치도 “동반성장을 바라는 시민운동이었기에 지역 갈등으로, 정치적 논리로 매도되더라도 한 점 부끄럼 없이 유치운동을 전개해 왔다”고 밝힐 정도로 이번 사태는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혹의 눈길을 피하지 못했다.

명분있는 유치운동이라지만 상처가 너무 큰 사태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풀어야할 유사한 지역현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당장 통합 청주시 출범에 따른 시청사, 구청사, 각종 공공시설 유치로 청주권이 폭풍전야다.

청원군 지역은 물론 청주지역까지 가세해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균형발전이 명분이라면 청주권의 갈등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자유구역청 유치 경쟁에서 상처만 남는 일이 다시 되풀이 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충주유치위가 촉발시킨 경자구역청 갈등 마무리가 중요했던 것이다. 아쉽게도 충주유치위는 공식 해산과정에서도 상생발전을 위한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여전히 이시종 지사에 대한 경고 메시지만 던졌다.

유치위가 명분있는 투쟁을 했고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성공적인 충북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 동참을 이야기했더라만 얼마나 멋진 일이었을까 싶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성공 관건은 이미 개발된 오송지역 외에 청주국제공항과 충주구역이다. 8000억 이상이 소요되는 개발비를 부담할 민자유치가 우선돼야 조성 이후 기업유치 등도 산적해 있다. 힘을 모아도 쉽지 않은 일이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 갈등의 마지막 모습이 통합 청주시 공공기관 유치경쟁에서 재연되지 않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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