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은 지금 연식정구 공감 중
음성은 지금 연식정구 공감 중
  • 이용길 <시인>
  • 승인 2013.04.1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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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이용길 <시인>

바람이 불어도 차갑지 않아서 안길만하다. 봄바람이다. 사월의 햇볕은 은빛으로 출렁이고 꽃보다 더 눈부신 연초록의 물결이 여심(女心)을 점령해 온다. 이 봄, 내가 살고 있는 음성에는 연식정구(Soft tennis) 바람이 거세게 분다. 정구 동호인들에게는 가슴 설레는 계절이다.

내가 정구 운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7년의 시간이 흘렀다. 음성군이 정구의 고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한 선배의 권유로 생활체육 차원에서 도전해보게 되었다.

더구나 이 선배는 정구를 배우고자하는 누구에게나 자기 라켓을 빌려주고 레슨비도 한 푼 받지 않고 봉사하며 스스로 만족해하는 멋진 사람이다. 10대에서부터 90세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정구 공감 속에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꽃미남 꽃미녀도 아름답지만 코트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어르신들의 그 모습이 더 아름답다.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치기도 하고, 질서와 규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승부를 떠나 젊은이들과도 우의와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회장을 중심으로 임원진과 동호인 간의 소통과 친선을 도모하는 매일 매일이 즐거운 시간이다. 주말이면 새벽부터 하루가 언제 저물어 가는지도 모르게 함께 어울려 박수치고 격려하며 신명나는 하루를 즐긴다.

음성 정구계의 최고령인 89세의 전재춘 어르신도 매일 운동에 참여하신다. 이순과 고희를 한참 지난 나이에도 불구하고 함께 어울려 건강한 땀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신다.

연식정구는 승부에 앞서 상대를 존중하고 인격적인 예우를 갖추어야 한다. 복장 또한 엄격하다. 철저한 스포츠맨십과 엄격한 코트 매너가 우릴 유혹하고 중독 들게 한다. 상대편이 좋은 경기를 펼칠 때는 ‘굿’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매너도 필수이다. 우리 삶의 축소판이다.

팀워크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해진 위치에서 공이 움직이는 대로 네트안의 모든 선수가 동시에 움직이는 스피드 한 스텝이 이어져야 한다. 한 사람만 튀어도 안 되고 같은 속도와 같은 동작, 같은 호흡이 조화롭게 연출될 때 승리하는 게임이다.

매너와 규칙, 예술을 통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가정,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고, 나아가 어떻게 잘 나이들 것인가 하는 지혜를 얻을 수도 있다.

골프를 치다 연식정구로 다시 돌아온 친구는 ‘골프는 하루가 즐겁고, 테니스는 일주일이 즐겁다’고 하고, 한 의학박사는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정구와 같은 과격한 운동을 해야만 늙고 병든 세포가 죽고 새로운 건강한 세포가 생성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럼에도 정구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힘들고 햇볕에 그을린다는 이유로 대중성을 잃어가고 있다.

3월부터 집사람에게 권유하여 주변의 친구들이 함께 하며 매일 밤 10여명이 무료 정구레슨을 받는다. 올 하반기에는 부부대항 정구대회에도 출전할 생각이다. 연식정구는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려 세상과 소통하면서 멋진 인생을 살아내는 최고의 스포츠임에 틀림없다.

이 좋은 운동을 더구나 무료레슨까지,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여 음성군이 연식정구의 메카임을 보여주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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