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한권의 시집으로 달래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한권의 시집으로 달래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4.0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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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학성초 교장 이석우 시인 6번째 시집 '아버지를 보네' 출간
이석우 진천 학성초등학교 교장이 정년퇴임을 앞두고 여섯 번째 시집 ‘아버지를 보네’를 펴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시로 엮은 시인은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시 중 85편을 가려 사부곡을 노래하고 있다.

본문은 5부로 ‘후회’, ‘길에서 길을 잃다’, ‘산은 수묵화가 되다’, ‘통제구역’, 도망치는 법’으로 구성했다.

시인은 “이 시집은 실향과 실존에 대한 오래된 보고서다”며 “이 나간 사기그릇 같은 사랑, 꽃씨와 꽃과 낙화 그리고 흙으로 떠나는 군상들에 관한 것이다”고 고백한다.

또 “1992년 첫 시집을 내고 20년이 넘는 작업이었으니 생각도 들쭉날쭉한다”면서 “과거를 바라보며 시를 쓴다는 것을 과거들의 내적 유서로 끝내고 싶지 않다. 상상력의 언어를 통해 미몽의 미래 속에 내 시의 뼈대를 세우고 내 삶을 다시 세우고 싶다”고 전하고 있다.

이번 시집에선 아버지가 주인공이다. 자식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 아버지의 모습과 추억은 시인의 감성을 자극한다.

“어릴 적 나는 아버지가 마늘밭에 불을 지르는 것을 보았다. 성미 빠른 놈은 잎을 이미 뾰족이 내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사정없이 마늘밭을 태우시는 거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게 웬일인가. 아버지의 텃밭은 온통 파란 마늘잎이 하늘거렸다. 그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하고“불은 원래 신의 소유였으니 신비한 힘을 감추고 있다고 생각했다. 불꽃은 이렇게 나에게 동화 같은 상상력을 주곤 했다”며 시인의 문학 뿌리가 아버지임을 들려줬다.

시인은 또 “나는 이 순간 불처럼 내 스스로 타오르고 싶다. 그리하여 지등처럼 잔잔하게 흩어지는 불빛이 되고 싶다. 적어도 내 시편들이 그런 짓을 하기 바란다는 뜻이다”라며 “옛집 오래된 벽에 흙비질을 끝내고 흑백사진 한장을 꼭 걸어야겠다”며 절절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석우 시인은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는 등 지역 문단에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0년 문학전문지 ‘문학공간’에 시 ‘불의 노래’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태양 일기’, ‘그리움이 세상의 뿌리라는 걸 알았다면’, ‘하늘을 낚는 남자’, ‘등불을 드네’, ‘12월의 신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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