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학자 김예식의 '이야기 天國'
향토사학자 김예식의 '이야기 天國'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8.1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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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현종의 비 明聖王后 간택 일화
효종(孝宗)이 함께 중국 볼모으로 심양에 끌려갔다 돌아온 일이 있고, 소현세자가 일찍 죽고 次子인 효종이 등극하면서 우암 송시열과 함께 북벌정책을 쓰는데 효종께서 세자빈은 장차 중전이 될 사람이니 전국에서 가장 훌륭한 규수로 간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八道에 암행어사를 파견하여 훌륭한 규수감을 찾아보기로 했다. 당시 어명을 받은 충청도 암행어사가 청풍(淸風)땅에 들어선다. 청풍에는 김우명(金佑明)이 살고 있고 암행어사는 금우명의 집에서 하룻밤을 자게된다. 암행어사의 옷차림이 그러하듯 허름하게 차린 구질구질한 과객 선비의 행세였다. 사랑에 손님이 들었다는 전갈을 받은 김우명의 처는 한편 반색을 하며 비녀(婢女)에게 손님의 행색을 염탐케 했다.

"사랑에 오신 손님의 행색이 선비는 선비이온데 남루하여 꾀죄죄하옵니다"라고 아뢴다. 김우명의 처가 그렇게 사랑방 손님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간밤에 꿈 때문이었다. 꿈에 귀한 손님이 오신 것을 꿈꾸었고, 과연 어떤 손님이 오실까 기대했는데 남루한 선비라니…, 저녁상을 차리면서 딸과 꿈이야길 하였다.

김우명의 딸은 아주 명석하였다. 흰쌀밥을 차려 사랑방 손님에게 내보내면서 일부러 밥 사발 위에 뉘를 15개 박아서 사랑에 내 보냈다. 암행어사가 저녁상을 받고 밥 사발을 보니 흰쌀밥에 정갈한 밥상인데 뉘가 있는데 세어보니 15알이었다. 암행어사는 단 번에 그 뜻을 알아내었다. 뉘15→"뉘시오"라고 자기를 묻는 내방의 질문임을... 미리 알아차리고 저녁밥을 먹는데 마침 밥상에 자반으로 고기(魚)가 놓여 있지 않은가! 암행어사는 옳거니 하면서 고기(魚)를 네 토막으로 나누어 놓고 밥상을 물렸다. 밥상이 물려 나올 무렵을 기다리던 이 댁 규수는 밥상을 보니 고기(魚)가 네 토막으로 나있지 않은가

이는 어사(魚四)→즉 어사(御使) 암행어사라는 신분을 밝히는 것이 아닌가.

바로 규수는 어머니에게

"어머님, 어머님의 꿈이 용케도 맞았습니다. 사랑에 오신 손님은 왕명을 받고 오신 암행어사이십니다"라고 아뢰었다.

부인은 바로 김우명에게 사랑에 오신 손님이 암행어사라고 말하면서 딸이 "뉘15(뉘시오)"라고 묻는 답이 "魚四(어사요)"라고 대답하였다는 전말을 고한다.

미심쩍게 생각한 김우명은 아내의 꿈도 있었고, 딸의 기지에 놀라 사랑방 손님에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혹여 손님께서는 암행어사가 아니십니까"라고 묻자 짐짓 놀란척 하면서

"아니요. 소인이 무슨 암행어사이오니까 수차례 과거에는 낙방이 되었고, 하도 신세가 따분하여 산천경계를 관상하는 떠돌이온데 이렇게 귀댁에서 신세를 지게 됩니다마는…, 어찌 저를 암행어사로 보셨습니까"라고 되묻는다.

집주인 김우명은 아내의 꿈 이야기, 딸이 기지로 손님에게 뉘시오(뉘15) 물었더니 손님이 어사요(魚四) 대답하지 않았소.

손님은 한탄 조로 "소생이 암행어사가 되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한갓 낙방거사입니다만, 집에 돌아가면 다시 분발해서 대과에 급제할 각오를 다지겠습니다"한다.

이렇게 전국 각도로 파견된 암행어사가 대왕대비 전에 부복하며 각자 아뢰게 되는 충청도 암행어사는 淸風人 김우명의 따님 이야기를 하게된다.

"그렇게 영특한 규수라면 가히 중전(中殿)감으로 손색이 없겠도다." 하시며 간택되었다는 일화가 있는데 이규수가 조선 18대 현종비(顯宗妃) 명성왕후 김씨(明聖王后 金氏)이다.

명성왕후로 불리는 분이 조선조에 두 분이 계시는데 현종비 명성왕후(明聖王后)김씨가 한분이요, 고종황제(高宗皇帝) 비(妃) 명성황후(明聖皇后) 민씨가 그 분이다. 또 청풍 김씨 가문에는 왕비가 두 분이 나왔으니 명성왕후 현종 비와 정조왕후 효의 왕후인데 청풍 김씨(淸風金氏)이다. 그래서 청풍 김씨가 명문(明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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