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천 원
봄꽃 천 원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3.2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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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김수우

주먹만한 봄화분 안에
시장통 골목이 흔들리고 있네
신발들 하늘 딛고 휘청이네
봄꽃 천 원, 쪽지를 달고
살랑살랑 살가운 얼굴 속에
팔락이는 여섯 살 내 치맛자락
홀로 팽팽하던 꼬리 연 아직 눈부시고
아버지의 짐자전거 저만치 달려오네
노오랗게 묻어나는 사람들
천 원어치 꽃가루를 따라
황사하늘 어디든 갈 수 있으리
목덜미에 돋는 떡잎 한 장



※ 남쪽에서 봄꽃 소식이 연서처럼 날아듭니다. 매화꽃 눈처럼 피어나고, 복사꽃 새악시 볼처럼 피어납니다.  노란 개나리 울타리마다 몰려나와 손흔듭니다. 화사한 유혹, 눈부신 햇살. 그렁그렁 눈가의 나이도 잊게 합니다. 그래요. 잠시 지금을 잊고 색색으로 밀려오는 연서에 몸과 마음을 맡겨보는 것도, 눌렸던 기운 팡팡 생동하게 하는 것도 봄에 대한 예의겠지요. 자, 어디로 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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