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us quo Bias?(현상유지편향)
Status quo Bias?(현상유지편향)
  • 박용석 <충북보건과학대학교 총장>
  • 승인 2013.03.2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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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박용석 <충북보건과학대학교 총장>

캠퍼스에 봄이 왔다. 신입생 새내기들의 발랄함에 봄 내음이 녹아들어서인지 캠퍼스의 봄은 더욱 활기차고 생동감이 넘친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필자에게도 기억에 남는 박사과정 새내기 시절이 있다. 벌써 10여 년 전 일이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한 살 한 살 더 나이가 들수록 되새겨지는 기억이다.

박사과정 첫 수업에 만났던‘Status quo Bias’이라는 말이다. 이 용어를 소개해주신 교수님의 말은 이랬다.

“여러분은 왜 박사(Ph.d)학위를 받고자 하는가? 학문을 한다는 것, 진리를 탐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Status quo Bias를 극복하는 것이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변화와 혁신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개혁이니 혁신이니 하면 무조건 반대부터 하고 보는 습성이 강하다. 바로 지금까지 유지해온 현실에 안주하고 새로운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다. Status quo Bias는 바로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다.

지금 한국의 대학들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라는 사회구조변화에서 기인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 자체의 존립기반이 흔들리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017년이면 고교졸업생 수보다 대학입학정원이 많아지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모든 대학이 사활을 걸고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치킨게임을 시작하고 있는 현실이다.

설상가상으로 고등교육의 70%를 차지하는 사학들은 등록금인하와 장학금확충이라는 재정적 압박까지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정책은 대학들을 각종 지표를 통해 평가하고 상대평가해서 서열화시켜 매년 하위권 대학들을 공개하고 있다. 그야말로 대학들은 초유의 대내·외적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상아탑으로 진리탐구의 전당이라 칭해지던 대학가에 가장 역동적인 변화와 혁신을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조직과 집단이 활동하고 있지만, 그중에서 대학사회는 가장 안정적이고 정적인 조직적 특성을 가진 집단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안정적이고 정적인 조직으로 안주해서 작금의 소용돌이의 장을 헤쳐나갈 수 없다고 본다.

Status quo Bias를 탈피해야 한다. 대학의 구성 주체인 교수, 직원이 Status quo Bias를 극복하는 중심에 서야 한다. 분명 대학은 기업과는 다르다. 단순히 계량화된 몇몇 수치만으로는 대학을 대표해낼 수 없다. 또 능률과 효율만으로 접근해서도 안 된다. 대학이 내재하고 있는 불변의 기본 가치인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인재육성이라는 철학이 가장 우선시되는 전제하에서 변화와 혁신이 추구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마다 자구 노력으로 정체성 확립부터가 구성원의 공감대 속에서 확고해져야 한다.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진리탐구를 추구할 것인지 직업기술교육중심으로 취업·창업 제일주의로 갈 것인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교수 본연의 업무로 크게 연구(Reserch)와 강의(Teaching)를 드는데 이제는 여기에 상담(Counseling)이라는 업무가 추가되어야 하고 스승에서 멘토로 변해야 한다. 학생 한명 한명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끈끈하게 이어지는 사제지간이 되어야 한다.

대학에 근무하는 교직원들도 철저하게 서비스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대학의 교직원은 교수와 학생을 떠받쳐주는 버팀목이다. 교수들이 연구와 강의, 학생지도 상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서비스를 실현해야 하고 학생들이 대학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찾아서 도와주는 학생 만족서비스를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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