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끝에서 삶과 예술의 엿보다
붓끝에서 삶과 예술의 엿보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3.06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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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 칠 예술작가 최영근씨 '현묘지예전'
대전시립미술관서 오는 31일까지

옻칠 노력에 대한 시간의 축적 고스란히

한국미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대전시립미술관은 한국의 대표적인 칠예술(漆藝術)작가 최영근씨의 ‘현묘지예(玄妙之藝)’전을 31일까지 선보인다.

한국전통적 방법의 칠예술을 현대적 감성으로 작업해온 최 작가는 작품 하나 하나가 노동의 연속임을 보여준다. 옻칠의 바탕위에 한 점 한 점 박힌 자개와 난각(卵殼), 금박, 은박 그리고 색편(色片)들은 엄청남 노력에 의한 시간의 축적이며 고뇌의 흔적이다.

작품들의 기조를 이루는 검은색은 단순한 검은 빛깔이 아니다. 검은 빛깔은 현(玄)이며 창조적 생성의 모태가 되는 빛이다. 이러한 작가적 시선은 작품을 통해 우주와 창조에 관한 철학을 엿볼 수 있으며, 옻칠과 자개라는 전통 소재를 통해 미래적 가치도 담아내고 있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첨단과학의 초스피드 시대, 대량 복제가 일상이 되었으며 찰나적인 감성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그는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인간의 원초적 가치를 만나려는 지극히 어려고 힘든 길을 걸어가고 있다”며 “그가 선택한 재료들은 우주를 품은 검은 현(玄)을 기조로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심포니를 연주하는 것과도 같다. 이 울림들은 빛과 시간의 교향곡이며, 천지창조와 탄생의 교향곡이다. 그것은 현(玄) 위에 피어난 빛의 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시는 한국미술의 전통을 생각하게 하며 과거와 현재가 만나 칠예술의 새로운 장을 여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서 “그의 작품에서 무한의 현묘함으로 하나하나 빚어낸 이 시대예술의 본질적인 모습을 보고 있다”고 평했다.

전통칠의 현대화에 앞장서 온 최영근 작가는 일본과 중국 등에서 활발히 국제전을 개최했으며, 2002년 일본 이시카와(石川) 국제 칠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2003년 일본 가나자와(金澤)에서 열린 「세계 공예와 예술의 현재―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각 지역 21인 특별 초대전」에 출품했으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초대작가로 선정되어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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