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남씨
배재대학교 복지신학과에 입학하는 늦깎이 신입생 허영남씨(70·사진)는 중학교 졸업 학력으로 1965년 군에 입대해 월남전에 참전, 화랑무공훈장을 받는 등 직업군인으로 30년간 봉직하다 원사로 제대했다.
제대 후 무료하게 생활하다 학업을 계속하기로 결심하고 지난 2011년 대전 예지중고등학교를 입학했다.
근 50년 만에 다시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허씨는 뒤늦게 시작한 공부를 중도에 포기할 수는 없어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귀가 잘 안 들려 맨 앞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었고, 시험 기간에는 새벽 먼동이 틀 때까지 책을 파고들기를 2년.
114명의 학생 중 4~5등을 유지했던 허씨는 마침내 지난해 고등학교 과정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늦게 시작한 공부지만 학업을 계속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
부인과 자녀들은 “기왕 가는 것 4년제로 가라”며 그의 열의를 적극 지지했다.
지난 5일 예지중고를 졸업한 허씨는 14년 만에 대학에 진학한 졸업생으로 박수를 받았다.
허씨는 “나이 먹고 다시 학교에 다닌다는 게 부끄러워 망설이기도 했지만 후회할 일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고 말한다.
수시모집으로 합격한 허씨는 복지신학과 교수님도 뵙고 공부할 도서관도 둘러보았다.
앞으로 4년간 복지신학을 전공하게 될 허씨는 심리학이나 상담에도 관심이 많다.
뒤늦게 공부를 다시 시작하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서 한글도 못 깨우친 이들이 많음을 알게 된 그는 문맹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부끄러움에 쉽게 마음을 못 여는 이들이기에 그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심리 상담도 필요할 듯하다”는 게 허씨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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