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라이프>"반찬등속으로 청주음식 맥 잇는다"
<여성&라이프>"반찬등속으로 청주음식 맥 잇는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1.22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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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청주음식 복원하는 김향숙 충북대 교수
100년전 진주강씨 집안 며느리 기록

32페이지 분량 46가지 반찬 조리법

새달 음식 재현 등 최종 보고회 개최

“각 지역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전주비빔밥이나 안동갈비찜처럼 말이죠. 하지만 청주는 이렇다 할만한 대표음식을 찾기 어려웠어요. 100년전 진주강씨 집안 며느리가 기록한 ‘청주반찬등속’은 청주음식을 찾을 수 있는 단초라 할 수 있습니다.”

‘청주반찬등속’으로 청주만의 고유음식을 복원하고 있는 김향숙 교수. 빛바랜 표지에 또렷한 먹글씨로 적힌 ‘반찬한글등속’책자를 만난 건 학자로서 또 다른 기쁨이라고 말한다. 32페이지 적은 분량으로 된 요리책이지만 100년전 청주에 살았던 사람들의 밥상에 오른 음식이기 때문이다.

“반찬등속이라는 책자는 2007년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하게 되었다고 해요. 이후 논문으로 씌어진 후 요리연구가에 의해 조명되었고, 2011년 6월 청주시와 충북대가 협력해 청주반찬등속을 복원하게 되었습니다.”

청주만의 음식문화를 밝혀줄 책자는 1913년 상신마을(지금의 강서2동)의 한 집안에서 작성된 것으로 작자 미상의 필사본 한글 조리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진주 강씨 집안으로 시집 온 증평의 밀양 손씨가 아닐까 추정할 뿐이다.

“이 책은 청주음식을 제대로 기록한 최초의 규방 조리서라는데 의미가 큽니다. 더구나 규방조리서 중 한글로 된 것이 별로 없는데 1600년대 말에 씌어진 음식디미방이후 두번째 발견된 것이예요. 또한 반찬등속은 청주음식이라는 근거자료가 생겨난 거죠. 같은 음식이지만 근거기록 문화로서 문화자원으로 확대, 재생산할 수 있다는데에 가치를 둘 수 있습니다.”

생활 속 문화는 대부분 구전을 통해서 전해져 왔다. 특히 살림살이의 경우는 구전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찬등속은 이처럼 구전이 아니라 기록물이라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100년전 청주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본문에는 김치와 짠지, 과자, 떡 등 46가지 반찬에 대한 조리법이 기록돼 있어요. 특히 김치와 짠지가 있는데 간장에 절인 것을 짠지로 칭하고 있습니다. 짠지로는 홍합이나 전복 등 해산물을 곁들인 마늘짠지, 전복짠지, 북어짠지 등 독특한 음식이 있고, 생조기를 다져서 담근 김치와 오이김치, 가물치회나 육회 등과 같은 안주요리는 청주만의 음식으로 대표할 만합니다.”

김 교수는 청주음식의 특징은 담백하면서도 고춧가루를 적게 사용했다고 한다. 연구를 통해 46가지 기록된 음식 중 당장 청주고유의 음식으로 내놓을 만한 요리도 개발했다. 2월초 최종 보고회때에는 반찬등속에 기록된 음식 재현과 음식 소개와 시식, 요리책을 발간해 선보일 생각이다.

“중간보고회에는 김치와 짠지 종류를 소개했는데 최종 보고회 때는 궁중음식과 떡, 약밥, 다과상, 주안상 등을 소개하고 시식회도 가질 계획입니다. 앞으로 연구를 통해 청주음식을 차근차근 밝혀내고, 교육생을 모집해 청주음식의 맥을 잇는 활동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100년전의 비밀이 풀어지는 판도라 상자처럼 기록물 ‘반찬등속’을 통해 청주 사람들의 삶도 새롭게 조명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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