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인력에 삶의 활력 제공
은퇴인력에 삶의 활력 제공
  • 정원칠 선임연구원 <동아시아연구원(EAI)>
  • 승인 2013.01.2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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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정원칠 선임연구원 <동아시아연구원(EAI)>

‘고용 없는 성장’을 넘어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에 직면해있다. 그 고통은 중산층의 중추에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와 그 전후세대(40대 후반과 60대 초반)에게 더욱 직접적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1955년~1963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로 그 수가 712만여명에 달한다. 이들 중 2015년까지 53만명이 은퇴하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약 98만명이 노동시장에서 퇴출될 전망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한번 실직하면 재취업이 어렵다. 사회적 변화속도나 날로 치열해져가는 경쟁을 감당하기 벅차다. 창업을 시도하지만 성공확률은 너무 낮다.

게다가 많은 수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여전히 부모를 봉양한다. 그렇다고 자녀 부양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201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 중 61.2%는 부모가 생존해 있고 82.7%가 자녀와 동거하고 있다. 많은 수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경제활동의 현역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은퇴 후 준비는 남의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도래할 100세 시대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베이비부머 세대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조언이 필요한 이유다.

경제적 지원이나 조언과 더불어 심리적 고통이나 충격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직에서 쌓았던 기술과 경력의 쓸모를 찾지 못하는 데서 오는 심리적 고통과 충격 역시 크기 때문이다. 왕년(往年)의 자신을 반추하며 느끼는 상실감과 소외감의 크기 역시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국정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 일자리 대응책 마련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눈만 뜨면 새로운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름만 바뀐 대응책을 제시하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다.

정부의 대표적인 일자리 대책 중 하나인 재정지원 일자리사업도 마찬가지다. 2012년도 재정지원 일자리사업만 보더라도 예산규모는 11조 8000억원에 달한다. 가짓수는 200개에 육박하며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 보면 그 수는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뚜렷한 것은 아니다. 임기응변식의 대응책으로는 제대로 된 일자리 마련이 어렵고 효과는 일시적이다.

문제점은 경제적 측면의 효과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심리적 배려가 부족하다. 일자리 통계수치에 얽매어 대응책을 쏟아내다 보니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느낄 심리적 고통을 배려할 여유가 없는 모양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느낄 심리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우선의 한 가지 방안은 있다. 사회적기업과 사회공헌일자리사업이다.

사회적기업은 수익성은 부족하지만 사회적 목적성이 강한 분야에서 주로 활동한다. 사회공헌일자리는 적은 금전적 보상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족도와 성취감이 큰 봉사적 성격의 활동에 관심이 많은 퇴직인력 등이 참여하는 일자리다. 따라서 생계보다는 사회공헌, 즉 사회적 참여에 관심이 많은 은퇴인력을 포함한 유휴인력이 주로 참여하게 된다.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얻을 만족감을 고려한다면, 사회적기업과 사회공헌일자리사업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심리적 고통과 충격을 덜어주기에 적합하다. 빵만 가지고 세상을 살 수 없다는 말은 헛말이 아니다. 이들 사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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