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겨울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1.16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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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조병화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 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서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내어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봄을 준비한다

묵묵히
 

※ 겨울은 냉혹합니다. 성장을 멈추고 추위의 혹독함을 견뎌야 하기 때문입니다. 버리고 잘라내고 끊어내는 침묵의 시간. 그래서 겨울은 고독한 수행자를 보는 듯합니다. 삶의 자리에 남겨진 희노애락을 덮듯 겨울 위로 흰눈이 내립니다. 깊어질 대로 깊어진 겨울 한 복판에서 배시시 실눈 뜨는 봄과 마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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