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 '잘살아 보세' 노랫말 인연
박근혜 당선인 '잘살아 보세' 노랫말 인연
  • 심영선 기자
  • 승인 2013.01.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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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한운사 선생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19일 대선에서 “다시 한번 ‘잘살아 보세’의 신화를 이루겠다”며 표심을 호소한 것과 관련, 1960년대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진 노래 ‘잘살아 보세’와의 인연이 회자되고 있다.

1970년대 박정희 전대통령이 새마을운동을 전개할 당시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하는 ‘새마을노래’와 함께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 준 노래가 ‘잘살아 보세’였다.

‘새마을노래’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었다면 이보다 10년가량 앞서 세상에 나온 ‘잘살아 보세’ 노랫말은 괴산군 청안면에서 태어난 한국방송계의 거목 고 한운사 선생(1923~2009)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괴산군이 선생의 생가인 청안면 읍내리에 건립한 한운사기념관 전시실에는 선생이 자필로 쓴 ‘잘살아 보세’란 제목의 원고가 놓여 있다.

당시 선생은 “언제부터인가 박 전 대통령을 폄하하는 경향이 생기면서 (잘살아 보세가)서서히 꼬리를 감췄다. 대부분의 사람이 박 전 대통령 작사·작곡으로 오인하고 있는 것 같다”고 기록했다.

2004년 한 일간지에 4개월간 연재한 글을 모아 2006년에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자서전 ‘구름의 역사’에서 선생은 ‘잘살아 보세’ 노랫말을 지은 배경을 설명했다.

선생은 “1962년 어느 날, 음악평론가 이상만씨가 찾아와 ‘혁명 일주년을 맞아 장충체육관에서 민족예술제를 개최합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 부를 수 있는 큰 노래 하나 지어주세요’라고 부탁했다”고 회고했다.

그에게 작사를 부탁하라고 한 사람이 김종필 당시 공화당 총재였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이후 ‘잘살아 보세’ 작곡은 김희조 당시 경희대 음대 교수가 했고, 서울대 베이스 이인영 교수와 연세대 소프라노 황영금 교수가 이 노래를 불렀다.

한운사기념관은 청안면 읍내로 45~6(읍내리 473) 선생의 생가 터 239.59㎡에 사업비 9억원을 들여 지상 2층 규모로 건립, 지난해 7월 임시 개관했다. 3월께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한운사 선생은 1965년 영화 ‘빨간마후라’ 등 20여편의 영화 시나리오와 1961년 소설 ‘현해탄은 알고 있다’, 1971년 드라마 ‘남과 북’ 등 라디오와 TV 드라마 방송대본을 집필했다.

2002년 한국방송 영상 산업진흥원 방송인 명예의 전당에 등재됐고, 2009년 8월 노환으로 별세했다. 정부는 선생에게 은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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