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유물전시관서 다음달 28일까지 전시
공명첩은 이름을 적지 않은 교지로, 관리 임명장인 교지는 조정에서 대상자에게 발급하는 문서다. 하지만 이름이 적혀있지 않은 공명첩은 실제 관직을 수여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 국가의 재정이 어려울 때 벼슬을 팔아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발급했던 문서이다.
이번 ‘공명첩- 벼슬도 팔고 나라도 팔고’ 전에 전시되고 있는 문서는 조선말기의 자료들로 당시 조선의 멸망의 길로 접어들면서 혼탁했던 매관매직 현상을 엿볼 수 있다.
또 공명첩 자료는 고위직 증서부터 평민의 공명첩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어 매관매직이 성행한 당시의 실정과 조선이 멸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조명하고 있다.
공명첩을 살펴보면 교지 속에서 다른 글씨체도 찾을 수 있고, 증직에 따른 가문의 연보도 확인할 수 있다. 공명첩이라해도 증조부까지 직을 수여했던 당시의 문화도 엿볼 수 있다. 또 규정에 따라 조부모는 손자에 비해 한 단계 낮은 품계로 증직한 것도 알 수 있다.
강민식 백제유물전시관 학예사는 “전시되는 공명첩은 수집가에 의뢰해 자료전을 갖게 되었다”며 “조선말 조정에서 중앙과 지방관서에 재장지원이 어려워지자 공명첩을 발급하여 그것을 팔아 제정에 보태게 한 것도 있지만, 고종과 민비가 사리사욕을 위해 공명첩을 남발한 것들도 많아 국가의 멸망을 재촉하는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다”고 전시의 의미를 소개했다.
또 “전시품 중 평민의 공명첩 4점은 평민들이 양반이 되기 위해 매관하는 사례를 보여주는 것들”이라며 “공명첩에는 이름을 적는 곳을 비워둔 후 따로 기입하는 방식으로 팔아 교지의 글씨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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