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첩 교지속 조선의 멸망 과정 고스란히…
공명첩 교지속 조선의 멸망 과정 고스란히…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1.0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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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유물전시관서 다음달 28일까지 전시
역사 속 자료를 통해 조선의 멸망을 되새겨보는 ‘공명첩’전이 백제유물전시관에서 2월 28일까지 열린다.

공명첩은 이름을 적지 않은 교지로, 관리 임명장인 교지는 조정에서 대상자에게 발급하는 문서다. 하지만 이름이 적혀있지 않은 공명첩은 실제 관직을 수여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 국가의 재정이 어려울 때 벼슬을 팔아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발급했던 문서이다.

이번 ‘공명첩- 벼슬도 팔고 나라도 팔고’ 전에 전시되고 있는 문서는 조선말기의 자료들로 당시 조선의 멸망의 길로 접어들면서 혼탁했던 매관매직 현상을 엿볼 수 있다.

또 공명첩 자료는 고위직 증서부터 평민의 공명첩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어 매관매직이 성행한 당시의 실정과 조선이 멸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조명하고 있다.

공명첩을 살펴보면 교지 속에서 다른 글씨체도 찾을 수 있고, 증직에 따른 가문의 연보도 확인할 수 있다. 공명첩이라해도 증조부까지 직을 수여했던 당시의 문화도 엿볼 수 있다. 또 규정에 따라 조부모는 손자에 비해 한 단계 낮은 품계로 증직한 것도 알 수 있다.

강민식 백제유물전시관 학예사는 “전시되는 공명첩은 수집가에 의뢰해 자료전을 갖게 되었다”며 “조선말 조정에서 중앙과 지방관서에 재장지원이 어려워지자 공명첩을 발급하여 그것을 팔아 제정에 보태게 한 것도 있지만, 고종과 민비가 사리사욕을 위해 공명첩을 남발한 것들도 많아 국가의 멸망을 재촉하는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다”고 전시의 의미를 소개했다.

또 “전시품 중 평민의 공명첩 4점은 평민들이 양반이 되기 위해 매관하는 사례를 보여주는 것들”이라며 “공명첩에는 이름을 적는 곳을 비워둔 후 따로 기입하는 방식으로 팔아 교지의 글씨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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