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현장의 생명로 '비상구'
재난현장의 생명로 '비상구'
  • 채수철 <공주소방서장>
  • 승인 2013.01.03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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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채수철 <공주소방서장>

비상구란 ‘화재나 지진 따위의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날 때 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특별히 마련한 출구’라고 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비상구에 대한 이러한 사전적 정의에 앞서 더욱 중요한 사실이 있다. ’비상구는 生命의 門‘이라는 개념이다.

우리가 어두운 공간에서 작은 불빛을 봤을 때 희망을 느끼는 것처럼, 화재 현장에서 비상구의 위치 확인은 우리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라는 말이다.

하지만 생명의 문인 비상구를 폐쇄하고 물건을 쌓아둬 생명의 문을 닫아버린다면, 화재로 인해 발생한 연기와 불길 속에서 길을 잃고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일례로 비상구폐쇄로 인한 대표적인 피해사례는 1999년 10월 59명의 사망자를 낸 인천호프집 화재사고, 2002년 1월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군산시 개복동 유흥주점 화재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비상구를 이용하지 못하고 출입구로 한꺼번에 몰려 일어난 참사라 할 수 있다.

비상구! 그 생명의 문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자신 주변에 비상구가 있다 해도 그 위치를 알지 못하면 먼 곳에 있는 것이다. 비상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 위치에서 비상구 출입구를 확인하려 한다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동안 이 시설에 비상구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 확인하는 사람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용자의 양방향 피난 확보를 위한 비상구(생명의 문)는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비상구로 피난하지 못하고, 농연 속에서 처음 들어온 출입구를 찾다가 탈출시기를 놓치고 유독가스 흡입에 의한 질식으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안전은 누가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너 나없이 우리 모두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안타까운 과거의 사례를 잊지 말고 오늘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영업주 및 이용객의 안전의식 확립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길이다. 그것이 곧 자신과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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