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결산>재해에 '눈물' … 범죄에 '경악'
<사회 결산>재해에 '눈물' … 범죄에 '경악'
  • 송근섭 기자
  • 승인 2012.12.30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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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폭염·가뭄 … 자연재해로 농민 수난시대
충북 살인·성범죄 505건 '불신의 사회' 전락

LG화학 청주공장 폭발 사고 등 人災도 발생

2012년 한 해도 자연과 인간의 무서움에 수많은 이들이 고통에 시달렸다. 100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과 연이어 한반도를 덮친 태풍은 농어민들을 한숨 짓게 만들었고, 인면수심의 범죄자들은 피해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예고 없이 찾아온 청원군 지반 침하·LG화학 청주공장 폭발사고는 이웃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삶의 터전을 앗아갔다.

◇ 자연재해 앞에 무력

지난 여름 ‘볼라벤’, ‘덴빈’ 등 강한 태풍이 잇따라 내륙을 관통하면서 충청지역 곳곳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충북에서만 2000㏊의 농경지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과수농가들은 낙과로 인한 피해가 심각했다. 쌀 생산량도 지난 198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잇단 태풍에 농심이 멍들었다. 오랜 세월 지역의 정신적 버팀목으로 자리잡았던 보은 정이품송, 괴산 왕소나무, 청주 중앙공원 압각수 등 기념물도 가지가 부러지거나 뿌리째 뽑히는 등 수난을 겪었다.

여름을 덮인 건 태풍 만이 아니었다. 최악의 가뭄과 폭염으로 피해가 잇따랐다. 올해 7월 충북지방 강수일수는 13.8일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보다 짧았던 장마와 곧바로 찾아온 무더위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록적인 폭염으로 도내에서만 수 만 마리의 육계가 폐사하고 고추가 타들어가는 등 농가의 마음까지 까맣게 태워버렸다.

청원군 일부 지역에선 심각한 지반침하 현상이 나타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수 년째 위험성을 지적 받았던 가덕면 청룡리를 비롯해 문의면, 미원면 등 곳곳에서 유사한 지반 침하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삶의 터전인 집과 농경지가 하루 아침에 땅 속으로 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고통을 호소해 왔다.

결국 한 달여에 걸친 1차 정밀조사 결과 무리한 광산채굴 탓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인간의 욕심이 끔찍한 자연재해를 만들어 낸 것이었다.

현재 2차 정밀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정작 지반 침하를 방지할 근본적인 대책은 요원한 상태다.

◇ 성범죄·살인… 강력범죄에 '덜덜'

올 한 해 충북도내에서는 모두 37건의 살인, 468건의 성범죄가 발생했다. 여성들은 밤거리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집, 직장에서도 불안에 떨어야 했고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불신의 사회’가 됐다. 경찰 등 수사기관의 근절 노력에도 끊이지 않았던 강력범죄로 주변 이웃들의 피해가 잇따른 한 해 였다.

지난 9월 청주에서 성범죄 전과자인 40대 남성이 옆 집에 사는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달아난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돼 사건은 일단락 됐다.

괴산에서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친딸과 조카를 상습적으로 성폭행 한 삼형제가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 여간 집에 놀러온 A양을 자신들의 성적 노리개로 만들었고, 이 사실이 들통난 뒤에도 혐의를 부인하는 등 뻔뻔한 태도로 일관해 주민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 8명 목숨 앗아간 인재

지난 8월 23일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 LG화학 청주공장 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모두 11명이 전신화상을 입었다.

이 중 8명은 이미 운명을 달리했고, 3명은 현재까지도 치료를 받고 있다.

폭발사고 이후 청주흥덕경찰서는 전담수사팀을 꾸려 2개월여간 폭발 원인 등을 수사했다.

수사 결과 당초 설계·시공대로 작업을 하지 않다가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나 공장 관계자 1명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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