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전 순우리말 책속에 '쏙쏙'
300년전 순우리말 책속에 '쏙쏙'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2.12.2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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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고지도를 통해 본 충청지명연구(1)’ 발간
“젓갈로 유명한 홍성 광천의 순우리말 이름은 ‘구시내’. 지금은 한자의 뜻+뜻 형식을 딴 한자 ‘廣川’을 소리대로 읽어 ‘광천’이라 부르고 있다. 유관순 열사가 만세운동을 주도한 ‘아우내 장터’의 순우리말 이름인 ‘아오내’ 또는 ‘아우내’는 한자의 뜻+뜻 형식을 따서 ‘幷川’이라 표기했는데, 현재는 표기된 한자의 소리대로 읽어 ‘병천’으로 불린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심장섭)이 300년 전 고지도와 지리지 속에 담긴 충청도 지역 27개 고을의 한자 지명 5000여 개에 대한 순우리말 이름과 현재 위치를 정리한 ‘고지도를 통해 본 충청지명연구(1)’를 발간했다.

충청도 54개 고을 중 27개 고을의 그림식 지도 속에 담긴 한자 지명에 대해 한자의 소리가 아닌 순우리말 이름을 달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1789년의 ‘호구총수(戶口總數)’에 수록된 충청도 27개 고을의 면과 마을의 한자 지명에 대해서도 순우리말 이름과 현재의 위치를 일일이 찾아서 정리했다.

마지막 부분에는 고지도와 지리지 속에 담긴 충청도 각 고을의 역사, 고을 읍치(邑治)의 이동과정, 도시의 구조와 상징적 경관 이미지를 찾아내 이해할 수 있도록 논고를 수록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현재 충청남도, 충청북도, 대전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에 흩어져 있는 조선시대 충청도 옛 고을의 순우리말 지명이 다시 조명 받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정체성 찾기에도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선시대 순우리말 지명은 모두 한자의 뜻과 소리를 빌려 표기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경제 발전기를 지나면서 한자로 표기된 지명을 한자의 소리로만 읽는 습관이 강화, 100년도 되지 않은 시간 속에서 순우리말 지명의 90% 이상이 사라져버렸다.

이에 따라 국립중앙도서관은 소장 고지도를 중심으로 순우리말 지명을 되살려내는 연구 사업을 시작했다. 2010년의 서울지명연구와 지난해 경기지명연구에 이어 올해는 충청도 고을의 지명 연구 결과를 내놨다. 내년에는 나머지 27개 고을에 대한 ‘충청지명연구(2)’를 발간할 예정이다. 연차적으로 전라도와 경상도 등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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