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생각하면 쉴 수 없어요"
부모님 생각하면 쉴 수 없어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8.0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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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37사단 조성철 상병
   
▲ 진천군 초평면 옥동리 수해복구작업에 투입된 조성철 상병과 병사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가 계속된 3일 조성철 상병(22·육군 37사단 포병대대)이 하천에서 수해복구작업에 한창이다.

이날 오전 8시 진천군 초평면 옥동리 수해복구 현장에 투입된 조성철 상병은 대대장 김용일 소령이 '20분 작업 20분 휴식'명령을 내렸지만 고향의 부모 생각에 쉬지않고 복구작업에 열중했다.

제방이 터지면서 논이 물에 잠긴 것은 부실공사 탓이라며 푸념을 늘어놓던 주민 이모씨(49)는 "저 병사(조 상병)는 쉬지도 않고 일하다 열사병에 쓰러지면 어떡하냐"며 걱정했다.

조 상병은 함께 이 곳에 투입된 10여명의 다른 병사들과 함께 규정된 작업 시간 20분을 넘겨 10분 동안 더 일한 뒤에야 휴식장소인 그늘막으로 이동했다.

얼음물을 한 병 마신 조 상병은 그제서야 툇마루에 몸을 기대고 휴식을 취했다.

전남 장수에서 닭과 오리 등을 사육하고 있는 부모님 생각이 난다는 조 상병은 "이번 호우로 피해를 입은 농민들이 모두 고향의 부모님과 같다"며 "하루 빨리 복구돼서 희망찬 내일을 열어주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조 상병은 지난달 29일부터 수해지역에 투입된 이래 꼬박 1주일 동안 뙤약볕 아래 섭씨 45도를 훌쩍 넘는 찜통같은 비닐하우스안에서 보냈다.

지난달 31일부터 병사들의 질병을 막기 위해 격일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조 상병은 쉬는 날에도 빠짐없이 자원해 복구작업에 참가했다.

한증막이나 다름없는 비닐하우스에서 코를 찌르는 악취를 마다않고 일하던 조 상병이 땀을 비오듯 흘리자 계사 주인이 "젊은 양반 탈진한 것 아니냐"며 "쉴 것을 권유했지만 그는 아직 젊음이 있다며 막무가내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대대장 김용일 소령은 "조 상병은 고향에서 닭과 오리를 키우시는 부모를 생각하면 쉴 수가 없다면서 어릴 때부터 닭냄새를 많이 맡아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체력이 남달라 '적토마'란 별명까지 얻은 조 상병은 "10kg이 넘는 무전기를 메고 뛰어다니는 통신병의 자존심을 걸고 수해복구가 끝나는 날까지 쉬지 않고 일하겠다"고 입술을 굳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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