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8.04 0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감의 리더십에 대한 苦言
박을석 청주 경덕초등학교

의례적인 인사말씀은 생략하고 곧장 말씀드립니다. 이기용 교육감은 취임 일성으로 실·국장 중심의 운영을 강조하고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후속조치로 위임전결규정을 개정하고 교육감의 권한을 상당한 정도로 위임하였ㅅ습니다. 적법성은 차치하고, 특히 부교육감에게 그렇게 하였습니다. 리더가 부하들을 '쥐 잡듯' 한다면, 부하들은 리더의 눈치만 살필 뿐 스스로 나서지 않을 것입니다. 때문에 리더인 교육감은 권한을 위임하여 업무하중을 덜고 부하들의 자발성을 고양하려고 조치를 취한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권한을 위임했다 해서 절로 부하들이 자기 판단을 하고 일을 추진하며 책임을 지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리더가 관리, 감독 등의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때 부하들은 책임이 따르는 권한을 행사하기보다 안전무사한 권한만 행사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중요현안에 대한 해결은 표류되고 불필요한 갈등이 조장되며 증폭되기 마련입니다.

많은 이들이 전국을 뒤흔든 충북교육계의 현안을 지켜보면서 과연 충북교육의 리더가 있고, 그 리더가 충북교육을 제대로 관리하고 책임을 지는지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급식사건, 교권침해 사건, 모여중 동급생 가혹행위사건, 모교감 흉기난동 사건 등등. 그런데도 현안은 계속 누적되고 있습니다. 지금 충북교육의 상황은 교육감이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권한위임이라는 나름의 민주적 리더십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사안에 대해 교육감이 책임질 때입니다.

교육감님의 지휘, 통솔하는 리더십이 아쉬운 사안 두 가지만 말하고자 합니다.

첫째, 장애인교육권 사안입니다. 알다시피 장애인 교육권은 생존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임 교육감님은 지난 선거때 충북장애인권연대(이하 '연대')와 특수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합의서를 작성하고 서명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장애교육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합의사항이 미 이행되어 '연대'는 천막농성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와중에 교육감님은 외국출장을 떠나고 부교육감이 실무협의를 진행하자고 하여'연대'가 수락하였습니다.

그런데 부교육감이 대표로 나서 자신과 모든 협의를 종료하고 교육감은 서명만 하도록 하겠다며 작년의 합의 내용보다 저하된 안을 강요하는 자세를 보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서 협의가 가능하리라 생각했을까요 마침내 분노한 '연대'측은 37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도 전국장애인권 단체들과 함께 규탄집회를 개최하고, 몇 명의 학부모는 삭발까지 하였지요 이제 문제의 해결은 교육감님의 몫입니다.

둘째, 단체교섭과 관련한 절차 등 진행에 관한 합의의 문제입니다. 전교조충북지부는 타 교원노조와 공동으로 지난 3월에 단체교섭요구를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교원단체 업무 총괄지휘를 맡긴 부교육감은, 단체교섭 대표를 자신이 맡도록 해달라, 교육감이 교섭된 내용에 대해 서명만 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4개월여를 버티고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 부교육감이 대표로 나온 정책협의회는 파행으로 치달았던 터수입니다.

교섭대표로 교육감이 나온다고 해야 월 1회 꼴입니다. 교육감이 노령이거나 질환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타 시·도 사례를 보아도 부교육감의 태도는 책임 있는 자세는커녕 과잉충성에 가깝습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교원노조와 도교육청간의 불필요한 갈등과 희생 또한 교육감님의 책임입니다.

이기용 교육감이 내건 '관심, 화합, 사랑'이라는 교육지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안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화합'을 도모하며, '사랑'을 만드는 데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