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동백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다
쪽동백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다
  • 정봉길 기자
  • 승인 2012.12.17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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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홍신택씨
단양군 매포읍 평동리, 한 개인 주택 2층 전시장을 겸한 작업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홍신택씨(75).

홍씨가 열심히 만들고 있는 것은 쪽동백나무를 이용한 곤충.

25평 규모의 전시장에는 곤충뿐만 아니라 솟대, 핸드폰 걸이, 목걸이, 지게, 장승 등의 공예 제품들이 빼곡하다.

이중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곤충과 핸드폰 걸이다.

곤충의 경우 소백산이나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뽕나무하늘소, 넓적사슴벌레, 고마로집게벌레,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하늘소, 딱정벌레, 무당벌레, 반딧불이 등 40종이 넘는다.

홍씨가 처음 취미로 시작한 쪽동백나무 공예는 벌써 10년째다.

이렇게 익힌 솜씨로 요즘은 충주효나눔복지센터에서 노인들을 위한 공예교실, 소백산국립공원에서 청소년을 위한 체험교실 등을 운영하며 쪽동백나무의 매력을 전파하고 있다.

홍씨는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전국 평생학습박람회에 단양군 대표로 출전해 당당히 1등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매포읍에서 ‘매포서점’을 운영하던 홍씨는 60세 중반이 되던 무렵, 수십 년 이어오던 생계수단을 접고 봉사활동의 길을 시작했다.

반찬배달에서 어린이 돌보기 등 각종 봉사활동으로 시간을 보내던 중 소백산국립공원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곳에서 자원봉사자로 청소년을 지도하면서 나무를 이용한 공예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광릉수목원에서 나무 목걸이를 만드는 것을 보고 ‘이거다!’하는 생각으로 본격적인 나무공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때가 10여년 쯤 전이다.

처음에는 이 나무 저 나무 다양하게 재료로 사용했으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쪽동백나무를 낙점하게 됐다.

쪽동백나무의 매력은 재질과 색감에 있다.

껍질은 짙은 잿빛을 띠고 있으며 속은 하얀 속살을 자랑한다. 나이테가 있어도 윤곽이 희미해 방해되지 않으며 물기가 말라도 목질이 갈라지거나 터지지 않는다.

또 작은 가지로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목질이 연하면서도 치밀하다.

쪽동백나무는 우리나라 산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종이다.

특별히 땔감 외에는 용도가 거의 없다. 하지만, 이 나무가 홍씨를 만나 빛을 보게 된 셈이다.

홍씨는 “가장 힘들면서도 가장 신나는 것이 작품 구상이다. 앞으로도 창의력을 발휘해 쪽동백나무 공예의 더 넓는 세계를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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