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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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세강 <수필가>
  • 승인 2012.12.1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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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허세강 <수필가>

또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세월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은 내게 부쩍 가속이 붙은 듯 느껴진다. 아마 시속 50Km에서 60으로 급가속 된 모양이다.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도 절반을 지나 이제 보름도 남지 않게 되었다.

벌써 이런저런 송년 모임이 시작되어 세모의 정마저 느껴진다. 엊저녁에는 한 모임이 있어 참석했다.

언제나 그렇지만 회식자리에 빠지지 않는 것이 술이다. 식사를 겸해서 술이 몇 순배 돌자 대화의 주제는 내일모레 즉 12월19일 시행되는 제18대 대통령선거에 대한 것이었다. 다른 선거는 몰라도 국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선거에 관심이 없다면 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한 여론 조사를 보면, 유권자의 86.2%가 이번 선거에 꼭 투표하겠다고 하니 초미의 관심사인 것만은 분명하다.

양자대결로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는 아마도 유권자 50% 이상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을 것 같다.

유력후보 세 분께서는 이미 두 번의 TV합동토론회를 갖은 바 있다. 많은 분이 이를 시청하면서 미래에 대한 청사진과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상대방을 힐난하는 모습에 적잖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어떤 분은 민주주의 꽃은 선거인데 저런 선거를 하려고 천문학적인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부어야 하느냐며 핏대를 세우기고 했다.

오늘도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표심을 얻으려 현실과 미래를 전혀 고려치 않은 달콤한 공약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중에 삼수갑산을 가더라고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생각인 듯하다.

모든 것이 엄청나게 베풀고 무지하게 나누어 주겠다는 것들이다. 무슨 예산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인가? 대한민국의 GNP가 그렇게 높은 나라인가? 가마솥의 밥 다 퍼주고 누룽지까지 박박 긁어 나누어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5년 동안 잘 먹고 잘살고 그 후에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2년 전에 시행된 지방자치단체장 및 광역, 기초의원 선거가 있었는데 그때 후보자들이 교육관련으로 부르짖었던 공약이 초 중학교 학생의 무상급식이었다. 그것이 주효하여 후보자가 당선되고 약속한 공약대로 충북 도내에서는 초 중 무상급식이 시행되었는데 2년을 지난 지금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은 소요예산 분담비율로 볼썽사나운 심한 대립을 겪고 있다.

어쩌면 2013년부터는 학부모가 급식비 일부를 부담해야 할 형편에 놓여 있는데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놓고 도민을 우롱하는 관계 당국의 처사에 분통이 터진다.

제18대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두고, 과잉복지로 인한 국가부도위기를 겪는 신의 나라 그리스를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진다. 과연 앞으로 5년 동안 우리에게 정직한 정책으로 정직하게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정직한 사람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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