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 거룩한 밤 충북문학과 함께 "아듀 2012"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충북문학과 함께 "아듀 2012"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12.13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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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사슬 웃음으로 풀어낸 '전쟁광 보호구역'
여성의 삶·가치 담은 수필집 '해자네 앞마당'

조기 유학의 단점 '영어의 바다에는 상어가…'

충북소설가 14명 문학 결실 '충북소설15호'

2012년 보름 정도를 남겨놓고 문학계도 분주하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결실물인 도서 출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동인지를 비롯해 개인 출간물까지 충북의 문학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신간을 소개한다.

◇ 반칠환 시집 ‘전쟁광 보호구역’

반칠환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전쟁광 보호구역’이 출간됐다. 시집의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시에는 보호해야 할 대상들이 많다. 그것도 인간의 탐욕에서 보호해야 할 동물과 식물들이다.

산업화와 더불어 야만으로 규정한 자연에서 벗어나 현대 과학기술이 도달한 곳은 바로 문명이라는 또 다른 야만. 지구 생명의 역사를 통해 인간이라는 영장류의 등장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다른 동물과 식물들이다. 그러나 이 시에 등장하는 동물과 식물들은 호모 사피엔스보다도 더 지혜롭고, 성숙한 존재들이다. ‘뛰어도 한 자, 걸어도 한 자, 슬퍼도 한 자, 기뻐도 한 자가 되기 위해 평생 걸음의 간격을 흐트러트리지’ 않는 자벌레(<자벌레>)는 수행자의 모습이며, ‘마침내 붓마저 버려야 얻는 절체절명의 도마필법’을 연마하는 ‘장어’는 예술가와 장인의 초상이다.

시인은 인격화한 동식물을 통해 자신의 인식과 사유를 가다듬고, 인간이 거대한 생명사슬 가운데 하나의 그물코임을 환기시킨다. 그래서 동화적 상상력으로 끌고가는 시편들은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그려 넣음으로서 유쾌한 웃음을 준다.

김양헌 문학평론가는 “이 전쟁광놀이굿의 핵심은 현대문명의 광물성을 생명의 근원인 식물성으로 되돌려놓는 일이다. 생명이 살 수 없는 차갑고 냉혹한 이미지를 지닌 쇠를, 생명을 잉태하고 보호하는 대지모신의 이미지 흙으로 바꿔 놓는 이 굿은 바로 반생명성의 물질문명을 극복하고 생명성의 공동체문화를 회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놀이굿을 가능케 하는 동력은 동화 같은 상상력이다. 동화의 상상력은 반칠환 시인이 몸으로 체득한 특성이다.”고 평했다.

청주출신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단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2002년 서라벌 문학상, 2004년 자랑스런 남인상을 수상했다.

◇ 권명숙 시집 ‘읽히고 있다’

권명숙 시인이 첫 시집 ‘읽히고 있다’를 펴냈다. 시울림문학회 회원인 시인은 2005년 ‘한국작가’로 등단했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했다. 1부 ‘잊고 있던 받침’, 2부 ‘네 곁으로 한 발짝’, 3부 ‘바람 한 자락 잡아채다’, 4부 ‘아찔함에 빠지다’ 등으로 75편이 수록됐다. “누군가 나를 읽고 있다. 방향 바꿔야겠다. 색도 바꿔야겠다. 그리고 내가 먼저 읽겠다”는 시인의 말은 작가로서의 각오도 엿볼 수 있다.

증재록 시인은 “시는 읽혀야 한다. 정신의 가장 치열한 작업 중 하나라는 시가 넘쳐나는 요즘 자기만의 이야기로 펴낸다고 하여도 일혀야 시다”며 “권 시인은 그 자신이 사물에 대응하여 그려 놓은 시의 집에 들어간다”고 평했다.

권명숙 시인은 제천 출신으로 현재 시울림문학회,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박영자 수필집 ‘해자네 앞마당’

박영자 수필가의 세번째 수필집 ‘해자네 앞마당’이 출간됐다. 충북의 중견작가로 문단 활동을 하고 있는 박영자 수필가는 노련한 필치로 여성으로서 삶의 의미와 가치 창출의 꽃을 피운 흔들리지 않는 中正의 미를 담고 있다.

박 작가는 “내 삶은 나무처럼 진실하고 싶었기에 수필과 연을 맺었다”며 “사람들 사이에 흐르는 사랑과 질화로의 따뜻함 같은 정을 그리고 싶었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수필을 쓰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글감을 찾기 위해 세상바다에 늘 낚시를 드리우고 살았다”는 작가는 “진실이라는 푯대 하나만은 곧게 세우고 살았기에 여한은 없다”고 작가로의 소회를 밝혔다. 본문은 5부로 구성했다. ‘이팝꽃 필 무렵’, ‘해자네 앞마당’, ‘무심천을 거닐며’, 숲의 향기’, ‘직선과 곡선’ 등으로 50편의 수필을 담았다.

저자는 충주 출생으로 교직자로 38년을 보냈다. 1990년 ‘한국수필’로 등단해 활발한 문단 활동을 해왔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 한국본부 회원. 한국수필가협회 이사 및 감사. 한국수필작가회 이사. 충북문협, 청주문협, 충북여성문협회원.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강사이다. 저서로는 ‘은단말의 봄’, ‘햇살 고운 날’등이 있다.

◇ 박진규 교수의 영어교육법

박진규 서원대 교수가 영어교육을 위한 ‘영어의 바다에는 상어가 산다’를 펴냈다. 박 교수는 미국 현지 학교에서 ESL 선생을 하고 한글학교 교장을 지내며 직접 만난 학생들의 모습을 책을 통해 보여준다. 초등학생들이 조기유학을 가면 어떤 일이 생기고, 아이들이 어떻게 영어를 배우며, 또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보여준다. 성공이 아닌 실패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본문은 ‘영어도 잘하는 아이, 영어만 잘하는 아이’, ‘조기유학 보낼까, 말까’, ‘내 아이, 이중 언어자로 키울 수 있을까’, ‘발음만 좋은 앵무새가 됐어요’, ‘우리말도 못하면서’, ‘한국이 정말 싫어요’, ‘대안은 있다’등으로 엮었다.

저자는 청주 서원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는 원어민과 내국인이 함께 하는 협력 이중언어 중심 영어수업과 영어로 접하는 세계고전과 한문과 영어로 만나는 우리 고전을 통한 창의성 증진 영재교육 등 외국어 영재교육에 대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2008년 등단하여 현재 시인으로도 활동 중이다.

◇ 제16집 충북여성문학

충북여성문인협회(회장 오계자)는 2012년 제16집 충북여성문학을 출간했다. 충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문인들의 모임인 충북여성문인협회는 회원들의 시와 수필, 평론, 동화,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담아 엮었다.

특집으로 올해의 여성문학상 수상자인 김혜경 시인의 시와 심사평, 시인의 소감 등을 수록했고, 올해를 빛낸 작가로 선정된 송보영, 이은희, 김정자 작가의 작품과 소감도 수록했다. 또 9회 문학과 여성수용자의 만남, 여성주간 양성평등 글 공모와 노후계획 글공모, 도내 장애인 글공모 등을 통해 출품한 시민들의 작품도 담았다. 충북여성문인협회는 1994년 창립해 현재 40여명의 여성 문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 충북소설 15

충북소설가협회(회장 박희팔)는 충북소설 15호를 출간했다. 소설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충북 문인들의 모임인 충북소설가협회는 이번 15호에 특집으로 지용옥 고설가의 논문 ‘주체적인 삶으로의 길’을 게재했다. 또한 2012 충북 청소년 소설문학상에 당선된 조정수 청원고등학교 학생의 작품 ‘까만 눈’과 가작인 홍종현 상당고등학교 학생의 ‘재생몽’, 박서연 원평중학교 학생의 ‘거래’를 심사평과 함께 수록했다. 이외에 강준희, 강순희, 안수길, 이규정 등 회원 14명은 개인의 단편 소설을 선보이며 한 해의 문학 결실을 보여준다. 충북소설가협회는 1995년 충북에서 활동하는 소설가 모임으로 창립해 매년 동인지를 발간하고 있다.

◇ 푸른솔문학 겨울호

계간지 푸른솔문학에서 겨울호를 발간했다. 지역 문학발전을 위해 다양한 발표의 장을 마련하고 있는 푸른솔 문학은 푸른솔문학상 수상자 김정자 수필가의 수상작품과 권남희 작가의 수필의 산책을 특집으로 실었다. 아름다운 수필산책 코나에는 수필가 12명의 작품과 신인상을 수상한 이점승씨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의 글과 대청댐 사람들 등도 수록했다. 푸른솔문학에선 2013년도 푸른솔문학 문학상 공모도 실시한다. 공모로는 제11회 홍은문학상과 제7회 푸른솔문학상, 제4회 정은문학상, 제1회 효동문학상 등이다. 또 신춘문예 작품으로 수필부문도 공모한다. 신춘문예는 수필 3편을 3월 31일까지 접수하며 4월 20일 발표할 예정이다.

◇ 시울림문학회, 동인시집 출간

시울림문학회(회장 권명숙)는 제 9동인시집 ‘가지 끝에서 기지개를 켜다’를 펴냈다. 청주시립정보도서관 시 강좌를 통해 배출된 시인들은 시울림문학회를 결성해 활발한 문학활동을 펼치고 있다. 동인지에는 증재록 시인과 최석희 시인의 초대시와 회원들의 시 작품을 수록했다.

20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각각의 작품 5편을 수록한 시집은 회원들의 시를 통해 다양한 삶의 철학을 만날 수 있다. 시울림문학회는 2004년 창립해 현재 28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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