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8.0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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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개소문' 사업비 삭감이 남긴 것들
SBS 사극 '연개소문' 오픈세트장을 단양에 세우는 사업이 무산돼 아쉽게 되었다. 1일 단양군 의회가 이 사업에 쓰일 건설사업비와 제작지원비 40억원을 모두 삭감하기로 의결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김동성 단양군수가 취임한 뒤 처음으로 추진해 온 것으로, 단양군이 80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기로 계획돼 있었다. '연개소문' 극 가운데 수나라와 당나라의 황궁 세트장을 단양군 영춘면 하리 온달관광지 안 1만3720(4150평) 규모로 건설한다는 것이다.

단양군 의회에서 밝힌 대로 이 사업은 추진 과정에 문제가 있어 이런 결과를 낼 수밖에 없었다. 김동성 군수가 군민들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지 않고 독자적으로 일을 추진해 온 것이 문제였다. 사업 내용 또한 부실하다는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군의 재정이 열악한 데다 세트장을 관광자원으로 지속적으로 활용하기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지난 18일 김 군수가 집중호우 기간 중인데도 음주가무를 즐긴데 대해 군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았던 터였다.

이번 일은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에도 절차적 민주정치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 김 군수는 "절차에 따라 일을 추진하다 보면 다른 지자체로 세트장을 빼앗길 수도 있어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의회에서 설명했지만, 이는 과정으로서의 민주정치원칙을 무시한 것이다. 문화관광 도시를 표방하는 단양군에 문화관광 테마를 풍성하게 해야 한다는 김 군수의 진정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그가 더 신중히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했어야 한다.

군 의회가 집행부의 사업에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군 의회가 군의 '거수기'가 아님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보더라도 이번 단양군 의회의 결정은 의미가 크다.

우리 지방정치의 현실에서 집행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군 의회가 반대하는 일이란 쉽지 않다. 반대만을 위한 반대는 안되겠지만 군 의회가 군민들을 대표하는 사람들로 구성되는 기관인 만큼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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