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시립미술관 건립 준비 나서야"
"천안시, 시립미술관 건립 준비 나서야"
  • 조한필 기자
  • 승인 2012.12.0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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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열 천안역사문화연구실장
“이젠 천안시가 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준비를 서서히 할 때가 됐다.”

천안지역 문화예술계 원로인 김성열 천안역사문화연구실장(71)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특히 올해 문을 연 천안예술의전당 부속시설인 미술관이 개관 초기부터 구조적 결함 지적을 받는 상황이라 더욱 귀에 와닿았다

그는 오랫동안 향토사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항상 지역 미술계에도 관심을 갖고 미술인을 도와 왔다. 이에 천안출신 원로화가 여럿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 화단에선 그를 신구세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요즘 김 실장은 천안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천안출신 유명화가들 작품 기증을 주선하고 있다. 최근 전영화 화백(82)의 작품 기증을 천안박물관과 협력해 추진 중이다.

“천안의 1세대 화가들로는 정 화백 말고도 김성재, 김화경씨를 들수 있다. 서울 등 외지에서 활동은 했지만 그들이 품은 마음의 고향은 역시 천안이다. 지금부터라도 시가 나서서 그들의 작품을 수집해야 한다.”

그는 천안시가 오래 전부터 천안 작가들 그림을 구입했는데 그 작품들이 온전히 보관되고 있는지 궁금해 했다. 하지만 관리부서가 나뉘어 있는데다 잦은 직원 교체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행방이 묘연한 작품이 많다.

그에 따르면 30여년 전 서라벌예대를 나와 천안중 교사로 재직했던 신장섭 화백이 있었다. 시가 그의 국전 입상 작품 등 2점을 ‘고가’인 500만원씩 주고 구입했다.

김 실장은 “엄청난 구입가 때문에 당시 언론에 비판 기사가 날 정도였다”면서 “그 그림들이 지금 천안시 어디에 보관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헌데 올해 천안시가 소장 작품을 조사한 결과, 소재 파악이 된 작품은 171점뿐이다. 대부분 2000년대 이후 구입하거나 기증받은 것들로 1980년대 작품은 아예 없다.

이것이 천안시가 시립미술관을 서둘러 건립해야 하는 이유다. 천안출신 미술가 1세대는 이미 작고한 분이 많고 2세대인 김재선·김영천·서경원·박인희씨도 60세를 넘겼다. 빨리 그들 작품을 체계적으로 수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실장은 시립미술관이 세워진다면 고향을 잃은 북한출신 화백들의 작품도 우리 시에서 전시하길 원했다. 망향의 동산이 있는 천안에서 그들 작품을 ‘모시는’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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