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은 나의 힘
열등감은 나의 힘
  • 양철기 <교육심리학 박사·충북도교육청 장학사>
  • 승인 2012.11.2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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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학 박사·충북도교육청 장학사>

세계적인 영화감독 김기덕은 인터뷰에서 “열등감은 나의 힘”이라 했다. 정식교육을 받지 못했고, 가난했고, 학연·지연·혈연 등이 전혀 없어 영화계의 ‘이단아’로 취급 받았던 그였다. 그는 잘나가는 친구들을 늘 부러워하며 ‘내가 제대로 된 인간으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했으며, 자신을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 김기덕’으로 표현했다.

심리학자 아들러(A. Adler)는, 삶의 에너지원을 열등감(inferiority)과 보상, 우월에의 추구로 보았다. 그에 의하면, 열등감은 유년기 때 시작되는데, 유아들은 신체적으로 무기력하므로 살아남기 위해 성인들에게 장기간 의지해야 하는 의존기를 경험한다. 이 시기에 자기 보다 더 크고 강한 사람과 비교하며 자기가 열등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 열등감은 모든 사람이 피할 수 없고 공통적으로 갖는 것으로, 인간이 성숙하고 성공하고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열등감의 근원은 어린 시절의 환경적인 상황이 영향을 미치는데, 아들러는 기관 열등감(organ inferiority), 과잉보호(spo il ing), 거부(neglect)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다.

첫째, 기관의 결함으로 신체적으로 불완전하거나 만성적으로 아픈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성공적으로 경쟁하기 힘들기 때문에 열등감 속으로 움츠러들기 쉽다.

둘째, 버릇없는 응석받이(익애)로 자란 아이들은 다른 사람이 항상 그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기 때문에 자발성을 훼손시켜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열등감(무기력감)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자신감이 부족하게 되어 그들 자신이 인생의 어려운 고비에 부딪쳤을 경우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믿고 깊은 열등감에 젖게 된다.

셋째, 방임(냉대)된 아이들은 근본적으로 자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병적 열등감에 빠질 수 있다. 즉,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애정을 얻거나 남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어릴 때의 이런 경험이 적절한 방법으로 해소 되지 않을 때에는 성인이 된 후 신경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해 과잉으로 행동할 때 아들러가 말하는 병적 우월감(superiority complex)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자신의 열등감을 신체적, 지적, 사회적인 기술로 과장하는 경우이다.

열등감의 보상을 위한 행동은 건전한 노력이다. 그러나 이것이 과장되어 병적 우월감을 가진 사람은 과장되고, 건방지고, 자만하고, 이기주의적이고, 풍자적이기 쉽다. 이런 사람은 자기 수용력(자신의 열등감 인정)이 거의 없기 때문에 타인을 업신여김으로써 자신이 중요한 것처럼 행동한다는 인상을 남에게 준다.

지구인의 90%는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가며, 누구나 우월성을 추구한다.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기를 원하기 때문에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단지 자신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다른 사람을 이기려고만 할 경우 열등감을 극복하기보다 마음속에 열등감 콤플렉스(inferiority complex)만 생기게 할 수 있다. 끝없는 열등감 속에서도 결코 자신의 재능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열등감을 창의의 발판으로 삼으면 열등감을 건강하게 극복하고, 오히려 이 열등감을 삶의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김기덕 감독은 말했다. 열등감이란 새로운 기회로 통하는 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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