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江을 韓江으로, 한강의 이름을 바로 잡자
漢江을 韓江으로, 한강의 이름을 바로 잡자
  • 김명철 <충북교육청 장학사>
  • 승인 2012.11.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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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명철 <충북교육청 장학사>

한강이라는 명칭의 유래는 우리말에서 큰 물줄기를 의미하는 한가람에서 비롯됐다. ‘한’이란, ‘큰’, ‘정확한’, ‘한창인’, ‘같은’을 뜻하는 접두사이며, ‘가람’은 ‘강’의 옛 말이다. 즉 큰 강이라는 뜻이다.

‘한강’은 삼국시대 초기까지는 대수(帶水)라 불리었고, 고구려 광개토대왕비에는 아리수(阿利水), 백제에서는 욱리하(郁利河)라 불렀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한산하(漢山河) 또는 북독(北瀆)이라 표기한 기록도 남아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부르는 한강이라는 명칭이 붙게 된 시점은 언제부터일까?

학계에서는 한수(漢水) 또는 한강(漢江)이라 불렀던 백제가 중국의 동진과 교류하기 시작한 때로 본다. 그런데 왜? 하필 중국의 강이라는 뜻인 한강(漢江)일까? 단순히 중국으로 가는 길목의 강이라는 뜻에서 그렇게 불렸던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유역을 자랑하는 한강, 특히 한반도의 중앙부 평야지대를 차지하는 한강 하류부는 신석기시대부터 문화 발달의 터전이 되어왔으며, 고대국가의 기틀 마련을 위한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의 요충지이기도 했다. 때문에 당시 한강을 차지한 나라가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등식이 성립한다고 이야기하는 역사학자도 있다. 또한, 고구려를 몰아내고 힘들게 수복한 한강에서 벌어진 진흥왕의 배신과 성왕의 억울한 죽음, 그리고 백제의 몰락 등 우리 역사의 굴곡을 묵묵히 지켜본 것 역시 한강이다.

한강이 우리 역사의 중심으로 우뚝 선 계기는 고려를 멸망시킨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이곳을 수도로 정하면서부터이다. 이후 명실상부하게 한강은 우리 역사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매김했다.

그렇기에 필자는 한강의 한자식 표기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바로 한강의 ‘한’자가 대한민국을 표기할 때 쓰는 ‘클 한(韓)’자가 아니라 중국 한나라, 한족을 의미하는 ‘한(漢)’자라는 점이다.

과거 우리 역사에서 한강을 기준으로 이북을 중국과의 경계로 인식했던 사실이 있는지, 아니면 중국을 극복하려는 의지의 표현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우리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관통하고, 우리 한반도의 가장 넓은 유역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강을 ‘중국의 강’인 ‘한강(漢江)’으로 표기하며 부르고 있다는 사실은 심히 유감스럽다.

필자가 이 시점에서 한강의 한자 표기에 대해 새삼 거론하는 이유는 비단 중국의 동북공정 때문만은 아니다. 혹시라도 있을 오해와 왜곡의 역사를 바로 잡고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물려주기 위해서이다.

몽고에서는 우리나라를 솔롱고스(Solongos·무지개의 나라)라고 부른다고 한다. 솔롱고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꿈의 나라, 행복의 나라인 대한한국의 대표적인 강인 한강의 이름을 지금이라도 바로 잡자. 중국의 강인 한강(漢江)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의 강인 한강(韓江)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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