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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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8.0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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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투스, 너마저"
김남균 <민주노총충북본부 사무처장>

대부분의 사업장들이 8월 첫주에 휴가를 보낸다. 우리 사무실도 휴가고 사무실 한켠에 들어와 있는 하이닉스, 매그나칩 하청지회도 하계휴가를 보내고 있다. 사람들이 떠난 텅빈사무실이 고즈넉한데 하청지회 조합원 세분이 모여 컵라면을 먹고 있다. "아니, 그래도 휴간데 왜 나오셨어요."하고 물으니 "집에서 들어오지 말래요."라고 한분이 대답하자, "이 형, 형수님한테 쫓겨났어요."라고 받아친다.

사실 물을 필요도 없는 것을 쓸데없이 물은 격이 됐음이 순간적으로 느껴진다. 하이닉스가 제기한 손배가압류를 법원이 받아들여, 지난주에 하청지회 간부 5명에게 34억원의 가압류를 집행했다. 분명, 원가의 절반이상이 은행 빚으로 있을 24평짜리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 이 가족들이 얼마나 알뜰하게 살았을까! 소박한 가정의 보금자리 마저 가압류 당한 가장에겐 차라리 사무실이 편하겠지.

막노동꾼에 불과한 포항의 하중근씨가 경찰의 방패에 맞은지 16일만에 숨을 거두었다. 이 16일동안 무슨일이 있었나 곰곰히 생각해본다.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에 들어간 건설노동자들에 대한 언론의 무자비한 뭇매질, 공안("공공의 안녕과 질서"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검사님의 서슬퍼런 호통, 노동운동으로 투옥까지 됐던 대통령과 노동부장관의 일성이 있었다. 막노동꾼 하중근씨의 사연을 담아줄 그 어떤 그릇도 없었다. 심지어는 하중근씨의 쾌유를 빌면서 막노동꾼의 소망을 담은 광고까지 게재를 거부당했다.

다름아닌 한겨레 신문에서 말이다. 이유는 "삼성"이란 두 글자였다. 돈이면 다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주고 광고내겠다는데 그것마저 거부하다니 정말로 이상한 자본주의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0.3%의 지분을 가지고 삼성그룹을 지배한다. 아니 지배가 아니라 소유한다. 0.3%의 지분은 대물림 되고, 이건희 회장님의 아드님은 조만간 이건희 회장님을 대신해서 회장님이 될 것이 뻔하다. 그런데 삼성만 그러하랴! 고 정주영 회장님의 자제분들은 대물림해서 회장님이 되고 또 그 아드님들은 대물림해서 회장님이 된다. SK도 그렇고 두산도 한진그룹도 그랬다. 다 그렇다.

김근태 선생이 이런 재벌들에게 굴종선언을 했다. 김근태의 뉴딜선언을 통해서 말이다. 이런 사실을 두고 "김근태! 당신마저"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역시 그러면 그렇지!"라고 해야 할까!

충청타임즈는 7월 31일자 논설에서 기가 막힌 일성을 토해냈다. 노동자와 약자를 보듬는 모양새와는 정반대로 일성을 토해냈다. "충청타임즈, 너마저!"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도로 충청일보"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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