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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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8.0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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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이민과 한국
김동기 <인천부시장 · 전 청주부시장>

하와이는 태평양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섬으로 미국에 마지막인 50번째로 합병된 주로 인구는 120만명이다. 하와이 원주민 22.1%, 백인 20.5% 이외에도 아시아계인 일본인 18.3%, 필리핀인 12.3%, 중국인 4.1%, 한국인 1.9% 등 17개 종족이 모여 살고 있는 다민족 지역이기도 하다.

하와이와 한국은 이민사적인 측면에서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1902년 망국의 한을 안고 새로운 삶을 찾아 102명의 우리 선조들은 미국상선 갤릭호를 타고 인천의 제물포항을 출항한지 362일이 걸려 호놀룰루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1시간당 15센트씩의 저임금을 받아가면서 무더운 날씨속에서 사탕수수를 재배하는 힘든 일을 한 우리 이민선조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다.

현재 하와이에는 4만명의 교민들이 주로 음식점과 소매업 등 자영업을 영위하면서 4번째 소수민족으로 성장하여 일부 교민은 하와이 대법원장,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직종에 진출하여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1주일에 4회, 일본에서는 하루 6회 비행기가 오가고 있어 하와이가 미국의 영토이지만 인적 구성 면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일본땅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와이에 갈 수 있으나, 일본인의 경우는 비자 없이 언제나 입국할 수 있어 앞으로 비자면제가 시급해 해결하여야 할 과제다.

한국동포사회는 교민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기 위하여 해마다 코리안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1월에 개최하였으나 1월이 우기인 점을 감안하여 올해부터 7월로 변경하여 야외인 카피올라니 야외공원에서 교민, 관광객, 현지인 등 5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호놀룰루시의 외곽지역 와이파후에는 6만1000평의 대지위에 야외박물관형태의 '플랜테이션 빌리지'가 1992년에 조성되어 있다. 사탕수수 농장이 있는 플랜테이션 빌리지에는 하와이 이민당시 사탕수수를 재배하던 중국, 일본, 필리핀, 한국 등의 근로자들의 생활양식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건물과 유물 등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관에도 한복, 숯불다리미, 그릇 등이 진열되어 있으나 그 수준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하면 열악하기 그지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주요관광지로 직행하고 있으나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들은 도착하자마자 찾는 곳이 이곳 야외박물관이라고 한다. 많은 한국관광객과 교포들이 찾아와 조국과 민족을 다시 생각하는 소중한 역사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호놀룰루의 룩크가의 한국영사관근처 9400평의 대지에는 2동으로 된 한국독립문화원이 있다. 원래 이 건물은 포르투갈 영사관으로 사용되었으나 일제시대에 하와이국민회가 인수하여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애국지사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활발하게 활동하던 해외독립운동의 메카로서 역할을 다하였던 곳이다.

그러나 그 이후 이 건물이 일본인이 사서 새로운 택지를 조성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나라의 모 인사가 이 건물을 인수하여 독립운동, 한국전쟁, 전통문화 등에 관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 건물의 유지관리는 자원봉사자들이 하고 있으나 자료가 빈약하고 1주일에 며칠씩 불규칙적으로 공개하고 있어 운영상 문제가 많다. 찾아오는 한국인도 많지않아 점차 잊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앞장서서 지원을 하여 독립운동의 산실로 잘 보존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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