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과 자본 보이지 않는 사회계급의 논리
주택과 자본 보이지 않는 사회계급의 논리
  • 심승보 <충북대학교 소비자학과 1학년>
  • 승인 2012.11.2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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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심승보 <충북대학교 소비자학과 1학년>

‘평등’은 신분·성별·재산·종족 등과 관계없이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는 모두 동등하다는 뜻이다. 21세기 한국은 평등사회이다. 따라서 모든 국민의 대우에서 차별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사회의 각 부분에는 보이지 않는 암묵적인 ‘계급’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8만 임대주택’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 하지만 이 임대주택의 내면에는 주택과 자본의 보이지 않는 사회계급이 존재한다. '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소재한 아파트에서는 집값 하락의 이유로 일반분양과 임대 동을 분리하는 울타리를 설치해놓았다. 이 문제로 주민들 간의 몸싸움까지 일어났지만, 긴 소송 끝에 출입구뿐 아니라 단지이름까지 따로 쓰고 있다.

이는 급속한 현대화 과정 속에 공동주택 시대에 걸맞는 공동체 의식이 결여돼 있는 우리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 임대주택과 일반아파트와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른들의 마찰은 아이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 (성장기의 아이들은 주변 환경의 영향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다.)

일반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가정 내에서 임대주택에서 산다는 이유 한가지로 “학교 내에서 임대주택 아이들과 어울리지 마라”라는 식으로 교육하고 있다.

임대주택의 자녀인 것이 그 아이들의 잘못인가? 그 누구도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다. 이러한 부모들의 생각 즉, 내 아이만 중요하다는 가족이기주의가 다른 아이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있다.

이렇게 우리사회에서 공동체 의식이 결여되고, 주택과 자본에서의 사회계급이 존재하는 이유는 한국인들의 ‘집’이라는 개념에 대한 생각 때문이다. 과거 주거에서는 집의 입구에 문패를 달아 자신의 집임을 알리고 ‘보금자리’로서 집에 대한 애착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집을 ‘보금자리’의 개념보다는 ‘재산’의 한 부분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대인들은 집값이 오르면 망설이지 않고 집을 팔고 이사한다. 이렇게 집에 대한 현대인들의 변화된 생각들이 지금의 공동체 의식의 악화와 재산으로서 집을 생각하는 물질만능주의를 가져오게 됐다. 지금의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민들의 의식 수준의 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소셜믹스의 허점은 제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식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리영 박사)-

이처럼 시민들은 공간(집)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에서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정부가 소셜믹스의 취지를 잘 활용하여 임대주택을 건설해도, 주민들이 서로의 사이에 벽을 놓아버리고 멀리하면 그만이다. 이 때문에 먼저 정부는 기존 주민들의 소리를 기울이고 혜택을 주면서 인식의 전환을 요구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위에서 언급했던 ‘집의 개념’ 대한 생각의 개선이 필요하다. 집을 ‘재산’의 개념이 아닌 ‘보금자리’로서 인식하고 애착심을 가져야 한다. 집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시작되면, 자신의 ‘보금자리’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생겨날 것이고, 이를 통해 공동체 의식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진정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발전하는 주거, 사회문화만큼 성숙한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수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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