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게임에 열광하다
카카오톡 게임에 열광하다
  • 이용길 <시인>
  • 승인 2012.11.1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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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이용길 <시인>

스마트폰 시대에 이르러 하루에 1천만 명이 똑같은 게임을 하고 있다. 게임 하나로 천만명이 넘게 공감하며 결속을 다지는 단합의 힘 대단하지 않은가. 카카오톡 게임 “애니팡, 캔디팡, 드래곤 플라이트”등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가히 ‘국민 게임’이라 할 만하다.

‘애니팡’은 아주 단순한 게임이다. 화면 속 여러 개의 그림 중 똑같은 동물 그림 3개를 가로 세로 일렬로 맞춰 점수를 따는 방식이다.

애니팡이란 이름은 ‘애니+팡’으로 ‘애니멀’(동물) 캐릭터를 ‘팡팡’ 터뜨린다는 뜻이다.

게임을 한 판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보통 다른 게임은 퍼즐을 다 맞추면 다음 판으로 넘어가는 방식인데 이 게임은 잘하든 못하든 1분만 지나면 게임의 결과가 나온다. ‘60초의 마력’이란 말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점수가 나오면 순위가 결정된다. ‘카톡’에 전화번호가 저장된 지인들의 점수 순위가 공개되는 것이다.

이게 진짜 흥행 요소다. ‘다른 사람을 이기고 싶다’는 특유의 경쟁심을 부추기는 것이 이 게임의 인기 비결이라는 것이다.

애니팡은 제한시간 안에 문제를 풀고 그 결과로 서열이 매겨지는 한국의 입시 제도를 본떴다고 분석하는 이도 있다.

애니팡에선 게임을 한 판 하려면 ‘하트’라는 일종의 게임머니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부여된 하트 다섯 개를 다 써버리고 나면 8분 동안을 기다려야 또 다시 지급된다.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는 이용자는 돈을 주고 구입하든지 다른 사람에게 홍보문자를 보내면 하나씩 받을 수 있다.

어느 날 느닷없이 빨간 하트가 날아든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아는 사람이 쏘아 보낸 빨간 심장. 그 하트 때문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도 많다.

실제 주변에서는 헤어진 연인에게 하트를 받아 오해를 한 경우도 있고 ‘하트 좀 날려 줘’라는 여자친구의 문자에 하트 이모티콘이 듬뿍 담긴 메시지로 답했다가 구박만 받았다는 남자친구의 얘기도 들린다.

하여튼 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이만한 게임이 없을 듯하다. 하지만 직업의 특성상 무료할 일이 없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쩌다 게임 속으로 들어가 보긴 하지만 점수를 올린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아는 사람들의 점수와 순위를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긴 하다.

이 게임은 3, 4명의 젊은 개발자들이 모여 만들었다고 한다. 게임머니로 하루에 10억에서 20억의 매출을 기록 한다. 불법복제와 무단 배포로 인해 기존의 소프트웨어 시장이 쫄딱 망한 대한민국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그것도 술값 4~5만원은 전혀 인색하지 않게 지불해도 모바일 결제 천원에는 수 십 번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말이다.

평소 공짜를 좋아 하는 사람들에게 남에게 지고 싶지 않은 인간의 심리를 절묘하게 마케팅에 이용하였다.우리나라에서 인맥은 매우 중요하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역시 따지고 보면 인맥의 연장선인 셈이다.

친구가 많으면 많을 수록 보다 게임을 수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하겠지만 말이다. 이처럼 우리 모두가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스마트한 세상에 맞춰 살아가는 것도 재미있게 사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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