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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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덕 기자
  • 승인 2006.08.01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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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부른 인터넷 채팅

부부싸움 끝에 남편을 흉기로 살해해 구속된 권모씨(49·여)는 재미삼아 시작한 인터넷 채팅으로 만나 재혼한 뒤 5개월만에 비참한 결말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권씨는 6년여전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힘으로 아들(26)과 딸(23)을 대학공부까지 시키며 꿋꿋이 살아오다가 지난 3월 재미로 시작한 인터넷 채팅에서 만나 극진하게 대해 주던 정모씨(54)에 끌려 1개월여만에 곧바로 재혼했다.

그러나 남편 정씨는 사업자금을 요구하기 시작해 하는 수 없이 모아뒀던 8000여만원을 빌려줬으나 돌아온 건 홀대와 외도였다는 게 수사한 경찰관의 설명이다.

재혼해 행복하게 살아보려했던 권씨는 사정도 해봤지만 정씨는 점점 더 바람을 피우며 집에 조차 들어오지 않았고, 찾아갔던 사무실에서 목격한 것은 다시 채팅을 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순간을 참지 못한 권씨의 행위는 용서되기 어렵겠지만 인터넷 채팅이 맺어준 인연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낳았다.

인터넷 채팅은 이같은 최악의 사례외에도 상대방의 신원이 정확하지 않은데다 이용 동기가 대부분 불순한 경우가 많아 '만남' 자체가 범죄로 이어진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편안한 친구를 만나고 싶다는 순수한 동기의 인터넷 채팅이 사회문제화로까지 이어지는 현상을 현 사회의 흉악성을 비추는 거울일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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