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맞을 준비를 하자
<일본 곤지왕 심포지움을 다녀와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자
<일본 곤지왕 심포지움을 다녀와서>
  • 이창선 부의장 <공주시의회>
  • 승인 2012.11.1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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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창선 부의장 <공주시의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백제문화가 일본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실제로 오사카에는 백제역(百濟驛) 이라는 전차역도 있어 1500년 전 이곳에 문물을 전해준 백제인들의 숨결을 현재도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 캄무(桓武)천왕의 어머니가 사실은 무령왕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현 일본천왕이 스스로 고백하기도 했었다. 가보지 않으면 그냥 막연히 “백제가 일본에 문물을 전해줬구나”하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일본에 가보면 곳곳에서 백제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적·유물을 만나게 된다. 이번에도 그러한 백제인의 숨결을 또 한번 느끼고 왔다.

오사카 동쪽에 가시와라시(柏原市)가 있다. 인구 7만5000명 정도 되는 크지 않은 도시인데, 시내 한가운데에 야마토가와(大和川)가 흐르고 있다. 오사카와 나라현(奈良縣)을 연결하는 하천이 야마토가와다. 따라서 오사카에서 그 동쪽의 나라로 나아갈 때나 나라에서 한반도로 오기 위해 오사카 쪽으로 나아올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 가시와라시와 하비키노시(羽曳野市)다. 쉽게 말해서 야마토가와의 북쪽에 자리한 것이 가시와라시고, 그 남쪽에 자리한 곳이 하비키노시다. 그래서 그런지 이 가시와라시에는 횡혈식석실분 이라는 백제계 고분이 있고, 하비키노시에는 백제 곤지왕의 신사가 있다.

심포지움이 열리던 날 오전 시간을 이용해서 우리 일행은 다카이다야마고분을 답사했다. 다카이다야마고분을 발굴하고, 거기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자료관을 만들었는데, 그곳 관장이 손수 안내해 줬다.

고분은 야산 정상부에 땅을 살짝 파고 만들었는데, 문외한이 보기에도 송산리고분군에서 보았던 고분과 똑같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동행한 관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 다카이다야마고분은 합장(合葬)을 할 수 있는 고분이라고 한다. 그 이전까지 일본의 고분은 부부 중 한 사람이 하나의 무덤에 묻히는 단장(單葬)이었는데, 이 고분을 계기로 비로소 합장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이 고분이 묻힌 사람은 일본 사람이기 보다는 한반도에서 건너온 사람인 것 같다고 했다. 더구나 그 당시 일본에 이러한 선진적인 고분문화를 전해줄 수 있는 나라는 백제밖에 없었던 만큼 거기에 묻힌 사람도 백제사람일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고분에서는 청동 다리미가 한 점 출토됐으며, 어디서 본 것 같다 싶었는데 동행한 관장의 설명에 의하면, 공주의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것과 매우 흡사하다고 한다. 다카이다야마고분 주변으로는 다른 고분들도 있었는데, 경사면을 옆으로 굴처럼 파고 들어가서 만든 횡혈묘(橫穴墓)가 그것이다. 이러한 무덤 역시 우리 공주의 우성면 단지리에서 발견된 예가 있는데, 이로써 백제와 일본이 서로 문화를 주고받았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현재의 한일관계와 달리 고대로 올라갈수록 두 나라는 이질감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자기네 문화의 원류를 찾아서 더 많은 사람이 공주를 찾아오지 않을까. 다카이다야마고분과 같은 백제와 관련된 유물·유적이 계속해서 발견될수록 그 고향인 공주를 방문해서 확인해보고 싶어하는 일본인이 늘어날 것이다.

실제로 우리 일행이 오사카를 다녀온 지 12일이 지나 가시와라시에서 17명이 공주를 방문했다. 일행 중 마쓰다니상이 가시와라시 다카이다야마고분에서 발굴된 다리미 사진을 직접 가지고 와서 무령왕릉 출토품과 똑같은 것을 확인했다고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일본 방문객들이 계속 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런 때를 대비해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 공주야말로 다른 고도와 달리 일본이라는 큰 시장을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부터라도 손님 맞을 준비를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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