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대통령을 찍고 싶다
이런 대통령을 찍고 싶다
  • 박상옥 <다정갤러리 대표·시인>
  • 승인 2012.11.0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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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박상옥 <다정갤러리 대표·시인>

수능이 코앞이다. 올해는 다행이 수능한파가 없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긴 하지만, 수능을 앞둔 부모와 학생의 심리적 한파는 이미 살얼음을 걷고 있을 것이다.

1981년에 폐지된, 대학 입학 본고사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주기 위해 국가가 실시하던 예비고사란 시험이 있었다. 당시 여주에선 시험 볼 장소가 주어지지 않아 수원까지 가서 예비고사를 보았는데, 시험 전날 모처럼 낯선 타 지역으로 떠나는 설렘과 시험이 주는 압박감 까지 더해져 시험이 끝나면 공황상태가 되는데도, 대다수 부모님들은 학생이니 당연한 것이고, 공부하는 책가방 들고 나서는 것만도 대단히 여기던 시골이었다.

지역별 예비고사성적에 합격하지 못해 전문대에 응시할 수밖에 없는 성적이 안 되는 친구가 한두 명씩 나오곤 했지만 자식을 잘 둔 것도 부모의 복이라면 능력 있는 부모를 둔 것도 자식의 큰 복. 성적이 안 되는 친구 중에는 열심히 밀어주는 부모님을 만나 전문대를 거쳐 정규대로 편입하여 석·박사를 거쳐, 교수가 되고 CEO가 되었으니, 부모는 다소 성적이 부족한 자식의 든든한 길라잡이가 되어 준 것이다.

이렇게 자식이 좀 부족해도 부모를 잘 만나면 승승장구 하듯이, 또 자식을 잘 키워서 부모의 노후가 편안하고 행복한 것은 가족만의 행복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가족의 일이고 나아가 사회의 일이다.

어느 곳 무슨 역할이든 부모의 역할이나 사명을 인식한 사람이 대표자로 있는 곳은 발전과 행복을 지향함을 종종 느끼게 된다.

우리는 과거 역사에서 임금은 백성을 자식처럼 보듬고 백성은 임금을 부모처럼 떠받들고 공경해 마지않았으니, 최근 인기몰이 1000만을 돌파한 광해의 역할도 백성을 지극히 생각하는 부모 같은 임금의 마음이었던 것. 이제 곧 선택될 우리의 대통령은 한반도의 미래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세계경제의 침체 속에서도 중국의 약진은 거침이 없다. 청일전쟁의 패배로 우리를 떠났던 중국의 힘과 영향력은 회복되었다. 북한에 대하여 중국의 영향력은 한민족인 우리보다 압도적이다. 섬나라 일본은 해군강국이다. 일본은 과거의 막강했던 힘을 과시하려 어느 날 독도 앞에서 시위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과거 대한제국의 공사관(지금으로 치면 대사관)을 되찾았다. 일제에게 빼앗기고 일본에 의해 팔려버린 것을, 102년 만에 되찾았다. 고종은 청의 거만함과 간섭에서 벗어나려 당시 힘 있는 대미외교를 펼치려 한 부모였다. 찢어지게 가난한 자식(백성)의 돈 2만 5000달러(지금의 127만달러)를 자식의 미래를 위해 투자했지만 고종의 미국을 향한 마음은 짝사랑으로 끝났고, 고종의 자식사랑자격은 박탈되었다. 옛 대한공사관이 그 일대의 문화보존지구로 지정되어 건물이 헐리지 않고 보존된 것은 우리에게 다시는 수모를 당하지 말라는 역사적 교훈이다.

한국과 일본과 중국의 영토분쟁은 앞으로 5년간 동북아의 새로운 힘을 과시하는 소용돌이가 될 것이다. 일본정치인들은 걸핏하면 극우적인 발언을 앞세워 표심과 애국심에 불을 지피고, 미국의 후보들도 북한의 핵문제를 거론하며 표심을 다투는데, 정작 우리는 아무도 자신의 외교적 마인드를 확실하게 표방한 후보가 없으니 무능한 역사가 반복될까 우려되고, 찍고픈 후보가 없다.

힘 있는 자식 힘 있는 부모로 공존하고픈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건 외교력이다. 치밀하게 무장하지 않으면 거침없는 중국에 일본의 꼼수에 휘말리고 좌초될 수도 있다. 21세기 우리의 자식들은 똑똑해 졌다. 어떤 대통령이 살얼음을 걷는 동북아의 겨울을 건너 따스한 봄으로 자식들을 이끌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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