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사 60년만에 감격의 해후
환자-의사 60년만에 감격의 해후
  • 한권수 기자
  • 승인 2012.11.0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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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래·김선이씨
“60여년 전에 나를 치료해준 여자 의사를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정말 꿈만 같습니다.”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김정식 석좌교수(86)의 아내 김선이씨(84)가 그녀가 전공의 시절에 치료했던 환자와의 사연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노스웨스트 크리스찬대학 교수인 이송래씨(73).

지난 1952년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이송래씨는 동급생이 무심코 던진 돌에 눈 주위를 맞아 그 자리에 쓰러졌고, 피가 흘러 오른쪽 눈을 뜰 수 없는 상황에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희미한 수술실 불빛아래 실명에 대한 두려움에 떨던 이씨를 수술해준 의사가 바로 전공의 김선이씨.

김씨는 “다행히 시력에는 큰 지장이 없어 보이지만 오른쪽 눈 위에는 수술 흉터가 남을 것”이라며 이씨를 안심시키고 수술을 해주었다.

시간이 흘러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대학교수가 된 이씨는 그 당시 자신을 치료해준 의사를 만나 꼭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그러던 중 지인을 통해 당시 치료를 받았던 병원에는 여자의사가 한사람 밖에 없었다는 사실과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업무차 한국을 방문한 김씨도 남편이 근무하고 있는 건양대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와 60년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서로를 얼싸안으며 대화를 나누던 이들은 60여년전 환자와 의사로 되돌아가 그때를 추억하면서 서로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씨는 “당시 어린나이에 수술에 대한 불안감이 많았는데 친절한 설명과 치료의 고마움을 그동안 마음속에 간직하면서 살아오다 이렇게 직접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소아과 의사로서 미국에서 진료해온 김선이씨는 “내가 진료한 환자가 고마움을 잊지 않고 찾아와준 것에 의사로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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