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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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7.3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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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와 교육위원 선거의 명암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이자 충북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세대의 교육을 책임질 교육위원을 뽑는 선거일이다. 제주와 울산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오늘 치러지는 교육위원 선거가 각종 불법 선거운동과 편가르기로 혼탁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지적이 있은 지 오래다. 어쩌다 지방의 교육자치가 이 정도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개탄할 일이다.

교육위원으로서의 보다 충실한 활동을 위해 무보수 명예직을 유급화 시킨 취지도 무색하게 많은 곳에서 선거 과정의 잘못된 행태들이 지적되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닌 바로 교육계에서의 지도자인 교육위원을 뽑는 선거에서 교육위원 후보자들은 어느 선거보다도 더 정당하고 공정하게 교육계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교육 철학을 앞에 놓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교육위원들이 활동하게 될 교육위원회는 교육, 학문, 예술 분야의 사무를 심사하고 의결하는 심의·의결기관이다. 마치 교육계에서의 국회이자 지방의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존재인 것이기에 교육위원 선택의 중요성이 더욱 크게 인식되는 것이다. 더욱이 해당 지역의 조례 제정, 학교와 교육청의 예산 결산에 대한 심사·의결과 동시에 도서관 등 교육기관의 설립과 폐지, 각종 재산의 취득 및 처분에 대한 심사를 교육위원이 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거권을 가진 운영위원들의 한 표가 지닌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또한 학교와 교육청에 대한 감독 기능과 교육에 관한 주민 청원의 수리 및 처리 등 교육위원의 여러 가지 역할과 기능을 고려하면 권한과 기능이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교육위원 후보자와 선거권자인 학교운영위원들이 이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에 망연자실할 뿐이다.

교육위원 선거 후보자 등록 결과 충북은 4.1대 1, 충남은 2.89대 1, 대전은 3.4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과열과 혼탁은 불법 선거운동을 낳게 되고, 불법 선거는 결국 당선 무효로 인한 부끄러운 모습을 우리의 미래 세대에게 보여주게 된다. 이웃 자치단체에서 나온 교육감 재선거를 지켜보면서 그런 일그러지고 부끄러운 자화상을 우리 스스로 그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두려움을 갖게 된다.

영국의 계관 시인이자 소설가인 워드워즈(William Wordsworth)가 자신의 시 무지개에서 노래한 것처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이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것은 학교의 교단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른들의 올바른 행동과 선택을 어린이들이 배우고 따라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지역의 교육을 올바르게 이끌고 발전을 위하고자 나선 사람들을 엄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만일 후보자중에 금전이나 향응 등을 베푼 사람이 있다면 과감하게 우리의 미래와 우리 자녀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지역과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하여 표를 주어서는 안된다.

현재와 같은 간선제도에 의한 교육위원 선출이 과연 바람직한 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차치하고 향후에는 지역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주민에 의한 진정한 교육자치 확보를 위한 직선제 도입에 따른 실효성 확보 등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 진정으로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나 자질의 함양이 걱정된다면 지역사회 교육계와 시민사회단체에서의 후보 자질에 대한 사전 검증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지역사회와 교육계의 원로들이 나서 교육자치의 기본 취지와 의미를 현실에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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