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마음의 양식' 채워볼까
깊어가는 가을 '마음의 양식' 채워볼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11.01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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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문화진흥원, 읽을 만한 책 10종
김연수 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2' 등 추천

낙엽지는 소리가 겨울을 예고한다.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11월. 깊어가는 계절 따라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11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각 분야별 도서 10종을 선정했다. 미국에 입양되었던 한국인이 친부모를 찾는 과정에서 겪는 진실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김연수, 자음과모음), 인터넷에 빼앗긴 아이를 어떻게 구할 것인지 가정의 역할과 치유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인터넷에 빼앗긴 아이’(고영삼, 베가북스) 등이 선정됐다. 추천인의 평과 함께 선정도서를 소개한다.

◇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김연수/ 자음과모음

김연수의 장편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미국으로 입양된 한 여성이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와서 겪는 사건들을 그리고 있다. 생후 6개월 때 미국 백인 가정으로 입양된 후 성장하여 작가가 된 26세의 카밀라 포트만. 그녀는 자신의 뿌리를 찾는 논픽션 출판 계약을 계기로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아온다.

소설은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심연을 건너 타인에게 닿을 수 있는 날개가 있다면 어떤 것에서 시작되는 것인가?’란 질문에 대한 희망적인 답을 찾는 일련의 과정이다.

◇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2/유홍준/눌와

유홍준 교수가 읽기 편하고 한국미술의 특징에 맞는 체제로 분류한 한국의 미술사를 서술했다. 일반인과 미술사는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입문서이다. 미술사의 큰 틀에서 각 유물이 이해되도록 쓴 이 책은 미술과 역사의 조합을 고민하여 진정한 의미의 미술사를 복원하고자 있다.

논산 은진미륵처럼 고려시대 불상조각은 석굴암으로 대표되는 통일신라에 비해 뒤떨어졌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단순 비교보다는 오히려 통일신라시대에는 불교적 혜택이 미치지 못했던 논산 지방에도 불상이 조성되었다는 사실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 일상에서 철학하기/로제 폴드르와/시공사

이 책은 대중들이 쉽게 철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책이다. 철학입문서나 해설서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딱딱한 철학적인 개념들을 가지고 철학이론을 설명하려들지 않는다. 저자는 철학이 진지한 사유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 삶속에서의 사소한 체험과 활동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함을 보여준다.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하기’, ‘이름 모를 음식 먹어보기’, ‘오줌 누면서 물마시기’, ‘10분간 소리 지르기’ 등등의 도무지 철학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은 기괴한 행동들이 바로 철학적 체험을 가능케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식의 철학적 놀이를 무려 101가지나 열거하고 있다. 낯익은 이 세계를 낯설게 그리고 경이감을 가지고 새롭게 보기 시작하는 것이 철학의 출발이자 동기임을 역설한다.

◇ 동물들의 첫 올림픽/문종호/웅진주니어

올림픽 무대에 동물들이 등장한다. ‘동물들의 첫 올림픽’은 우연히 날아온 초대장을 받고 동물들이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책이다. 처음 운동 경기에 출전한 동물 선수들은 규칙도 모르고 우왕좌왕하며 여러 가지 실수를 저지른다. 하지만 이기고 지는 승패보다는 경기 자체를 즐기고 열심히 한다. 동물들이 사람들이 하는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엉뚱하고 기발한 설정에서 시작한 이 책은 인종, 종교, 국적 등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경쟁하면서 화합하는 올림픽의 진정한 의미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

◇ 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베아트리스 퐁타넬/문학동네

이 책은 중세부터 현대까지의 유럽, 특히 프랑스 집의 변천사를 다룬다. 저자는 미술의 역사가 아니라 미술작품을 통해 보는 생활의 역사를 담았다. 미술작품도 감상하고 그 안에 있는 집안용품들의 숨은 이야기까지 캐내어 듣게 되니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가 있다.

17세기 초까지는 각 개인의 일상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 시절엔 누구도 혼자 지내지 않아서, 혼자 있는 사람은 무언가 수상쩍고 이상해보이기까지 했다. 침실이라는 곳이 잠을 자거나 혼자 있고 싶을 때만 쓰이는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당연시된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었다. 중세의 로맨스 문학과 몽테뉴를 거쳐 현대 역사가의 저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문헌들 망라한 인용문을 통해 각 시대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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