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라이프>"주민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을 만들고파"
<여성&라이프>"주민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을 만들고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10.30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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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자 청주시 용암2동 주민센터 동장
'사랑의 반딧불 켜기운동' 발대

주민과 소외이웃에 나눔 전파

오감만족별별장터 운영 '호응'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자리잡으면서 마을 단위의 동장도 여성시대를 맞고 있다. 생활 속 섬세함을 생활행정으로 실천해가는 여성공무원들이 늘면서 여성공무원들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7월 청주시 용암2동 주민센터로 발령받은 김수자 동장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여성 특유의 꼼꼼함으로 마을주민과 소통하고 있다.

“처음 동장으로 발령받고 경노당을 찾아가니 어르신들의 첫 반응이 ‘여자네’였어요. 여성들이 사회에 많이 진출하고 있는데도 여자동장은 처음이셨나봐요.”

시청에서 여성관련 업무를 하다 용암2동으로 자리를 옮긴 김 동장은 가장 먼저 40명의 통장과 만나 협조를 부탁했다. 통장이 살고 있는 동네의 노인이나 장애인, 청소년 중 2인을 선정해 일주일에 한번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다.

“홀로 사는 노인이 많아지면서 노인분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옆집에선 알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마을 사람들 중에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외로운 청소년을 지정해 방문하는 거였어요. 통장이 40명이니 마을 분들 80명을 돌볼 수 있잖아요. 통장님들이 흔쾌히 동의해주셨어요.”

김 동장은 이를 행동으로 옮기며 참여자들이 자긍심을 갖을 수 있도록 지난 9월 ‘사랑의 반딧불 켜기운동’ 발대식도 가졌다. 우리 지역은 일은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는 게 김 동장의 생각이다.

“통장님들이 동네 소식을 가장 빠르고 잘 알잖아요. 행정기관이 협조하고 마을 사람들이 이웃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거죠.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드는 것은 주민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공기관은 주민과 소통하고 협의하는 자세로 일하면 주민들도 즐겁게 마을 위해 일하십니다.”

김 동장은 지역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가에도 귀를 기울였다. 경노당이나 동네 아파트 단지를 돌며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체크하곤 했다.

“경노당에 비가 샌다든가 보도불럭이 튀어올라온 것 등은 빠른 시일내로 개선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파악되지 않으면 몰라서 못해주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현장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문제들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애로사항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개선하는 모습을 보고 ‘여성 동장이라 다르다’는 말도 종종 듣는다. 굵직한 사업추진보다 세심하게 주민의 생활 속으로 다가가는 김 동장의 행보가 주민들에겐 더 크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김 동장은 주민센터 주최로 마을공동체적 성격을 띤 재활용장터도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지난 28일 원봉공원에서 마을주민들과 함께 처음으로 개장한 ‘오감만족 별별 장터’에선 재활용 물품 거래는 물론, 용암 2동에 있는 4개 학교 어린이들의 공연도 열어 주민잔치를 벌였다.

“용암2동에선 처음으로 재활용장터를 열었어요. 가족단위로 물품을 가지고 나와 거래하면서 환경보호도 실천하고, 어린이들의 공연도 열려 주민들 간 소통하는 흥겨운 자리가 되었어요. 내년부터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여성 동장으로 작은 행정을 주민과 함께 즐겁게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김 동장은 현장에서 만나는 행정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즐기면서 일하자”는 소신이 행정에서도 웃음꽃으로 피어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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