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첫 주연작, "영화야 광고야"
이준기 첫 주연작, "영화야 광고야"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7.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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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라이대디', "부족한 제작비 탓" 해명
1200만 국민 흥행작 '왕의남자'에서 중성적 캐릭터 공길을 연기, 신드롬의 히어로가 된 이준기의 첫 주연작이 26일 마침내 포장을 뜯었다. 새 영화 '플라이대디'(감독 최종태, 제작 다인필름)다.

소심한 가장이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영웅트레이너' 승석(이준기)의 존재감이 영화의 중심이다. 냉소적인 성격으로 항상 철학 책을 끼고 사는 고교생 승석의 독특한 세계관은 마치 철학처럼 관객에게 울림을 준다. 또 사랑하는 딸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낮은 자세로 고등학생에게 훈련을 받는 가필(이문식)의 쓸쓸한 초상은 이 시대의 무너진 아버지상을 대변한다. 일정부분 사회고발까지 내재된 영화다.

그러나, 원작인 재일동포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에 들어 있는 감동요소들을 영화는 효과적으로 표현해내지 못했다. 단조로운 이야기 속에 꽃미남 주인공 이준기만 클로즈업하는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 '과묵한 성격'이라는 설정이라고는 하지만, 주인공의 대사량이 너무 적다. 영화가 아니라 뮤직비디오 같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노골적인 간접광고(PPL)도 눈에 거슬린다. 이준기의 옷과 신발 뿐 아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복싱 장면에서조차 링에 또렷하게 새겨진 특정상표를 거듭 노출시키고 있다. 훈련을 위해 버스와 달리기 대결하는 이문식의 슬픈 질주 신에서 뜬금없이 신발 상표를 돋보여준다. 감정 몰입을 방해한다. 상업광고의 배경음악으로 귀에 익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영화 주제곡 또한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최종태 감독은 "과한 PPL을 인정한다"며 "연출자로서도 특정 상표가 노출되는 것이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부족한 영화 제작비 탓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이준기라는 '상종가 상품'에 편승, 광고 끌어모으기에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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