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노벨상에 절대적으로 유감 있다
일본의 노벨상에 절대적으로 유감 있다
  • 박상옥 <다정갤러리 대표·시인>
  • 승인 2012.10.2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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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박상옥 <다정갤러리 대표·시인>

유감이란 분명 못난 자, 노력하지 않은 자의 억울함과 변명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올해 19명으로 그중 평화상 1명과 문학상 2명을 뺀 16명이 물리·화학·생리·의학 등 자연과학 분야에서 수상했다. 올해도 생리의학부문 노벨상을 수상했으니. 일본이 기초의학 분야의 범국민 천재적 유전자라도 있었던가 의아심이 생긴다.

하지만, 일본의 기초의학 분야의 눈부신 발전은 그들의 씻을 수 없는 과거의 범죄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미 세계가 다 아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잊어버리거나 묵인한 범죄적 사실에서 일본의 기초의학 발전을 탄탄해 졌다.

일본은 2차 대전 당시 세균부대 중의 하나였던 731부대에서 희생된 대상(마루타=통나무), 산 사람을 실험용으로 쓴 범죄를 저질렀다. 731부대에서는 매년 600여명이 생체실험 인간이 최소 3천여 명 (중국 러시아 한국 몽골인)이 희생된 것으로 일제 전범재판결과 드러났다. 전범들은 이 재판에서 마루타 감옥이 만들어진 이후 살아서 돌아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증언했다.

전쟁이 끝나고, 극동 국제 군사 재판 때 일본의 생체실험 문제가 언급되었으나, 관련자들은 실험에서 얻은 자료들을 미국에 제공하고 소련(러시아)에 넘겨주지 않는 대가로 처벌받지 않았다.

독일의 유태인 생체실험 자료는 러시아로 넘어가고 일본의 생체실험 자료는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전범들은 가지고 있던 자료를 제공하는 대가로 사면을 받았던 것이다.

늘 그렇듯이 실질적으로 처벌을 막은 것은 미국이라고 보면, 미국은 731부대가 아닌 일본 내에서 소수의 미국인이 생체실험을 당하여 살해되었을 때 그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처벌하였지만 731부대를 비롯한 자국민이외의 사람이 생체실험을 당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고 보호하였다.

당시 생체실험을 자행했지만 면죄 받은 의사들은 생체실험을 바탕으로 병원을 차리고 제약회사를 차려서 돈을 벌어들였으며 그들 나라의 부의 축적에 기여했다.

731부대와 관련된 많은 과학자가 나중에 정치, 학계, 사업, 의학 부문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지금도 그 성과는 노벨상과 같은 큰 상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보면 억측일까.

2012년 오늘, 우리는 반인륜적 범죄국가 일본이 부럽다. 일본의 노벨상 후보자는 많았다. 문학부문 무라카미 하루키를 빼고도, 이화연구소의 뇌연구 분야의 이토마사오 교수, 기능성자기공명장치를 개발한 오가와 세이지 박사, 콜레스테롤 억제제를 개발한 엔도 아키라 교수,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 등.

결국은 iPS(유도만능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낸 업적으로 야마나카 교수가 영예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러나 과거, 1900년대 전반부 파상풍. 장티푸스. 콜레라. 세균학 전염병. 각기병에서 많은 노벨상 후보자를 냈던 사실도 인간을 생체실험한 바탕에서 이루어진 성과임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임에도 또 억측일까.

과거 아무리 과학의 진보, 난치병 치료 등의 ‘성스러운’ 목적 아래 그런 ‘연구’를 하였을 뿐이라고 해병할지라도, 나치와 731부대 등의 생체실험 만행은 ‘광기’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일 뿐, 노벨상 등으로 정당화 할 수 없다.

우리가 그들에게 참혹한 역사에 대한 성찰과 조상들이 저지른 죄의 대가로 이어진 발전과 수상에 대하여 아무리 부끄럽기를 요구한다고 부끄럽다 해줄 일본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우리들 자신에게 묻고 답해보자. 국가적인 자존심을 내세워 냉정하게 언급하고, 되새기자. 노벨상은 기초과학 연구의 목표도 성공의 척도가 아닐 수 있다고 변명하지 말자. 노벨상 주간이 지나간 눈부신 가을빛 앞에서 추수할 역사가 없으니 유감조차 씁쓸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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