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라이프>"매주 어르신들과 소리로 만나요"
<여성&라이프>"매주 어르신들과 소리로 만나요"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10.23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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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민요교실 강사 황시내 명창
청주시니어클럽 민요교실서

가락 가르치고 어깨춤 추며

우울증·스트레스 해소 한몫

이른 아침시간인데도 구성진 민요가락이 강의실 밖으로 흘러나온다. 얼쑤~하고 어깨를 흔드는 가락은 듣는 사람도 신명나게 한다.

복대동에 위치한 청주시니어클럽에서는 어르신들의 우리소리 배우기가 한창이다. 한빛도서관 주최로 시니어프로그램으로 연 민요교실에는 30명의 시니어 어르신들이 경기민요를 배우며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었다.

어르신들을 위해 민요강사로 나선 이는 경기민요 소리꾼 황시내씨다. 그녀는 지난 8월부터 매주 두번씩 청주시니어클럽을 찾아 어르신들과 소리로 만나고 있다.

“여러 곳에서 강의를 해봤지만 어르신들을 위한 민요 강좌는 처음이예요. 어르신들이 잘 따라 해주실까 걱정했는데 너무나 즐겁게 민요를 배우셔서 가르치는 저도 덩달아 즐겁습니다.”

강의실이 꽉 메운 어르신들이 한소절 한소절 가락을 부를 때마다 황 강사는 어깨춤으로 박자를 맞추며 흥을 돋군다. 움츠린 몸도 풀고 마음도 밝아지니 노래부르는 어르신들의 얼굴도 화사해진다. 힐링이 대세인 요즘 민요교실은 어르신들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고 치유할 수 있도록 하는 음악치료 시간이었다.

“노래는 몸이 악기이다 보니 어르신들이 여가생활을 즐기기엔 무엇보다 좋아요. 우울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해도 소리를 하다보면 확 풀리거든요.”

어르신 수강생 중에는 남자분들도 눈에 띄였다. 대부분 여성들의 참여 속에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는데 남성 어르신들이 자리를 지키고 앉은 모습은 신선함도 느끼게 했다.

“참가자 모두 민요를 처음 배우시는 분들이세요. 오히려 이렇게 처음 배우시는 분들이 가르치기에는 더 수월한 면이 있어요. 3개월 동안 꾸준히 배우셔서 소리도 좋아졌어요. 남성 어르신도 7분이나 계셔니 소리가 더 풍성합니다.”

민요교실이 끝나는 11월에는 어르신들의 민요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아마추어 공연이 되겠지만 배운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대의 장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자리다.

“한빛도서관에서 큰 무대는 아니지만 주민들과 함께 하는 무대를 기획하고 있어요. 청주시니어클럽 회원들에게도 선보이고 인근의 주민들에게도 민요 공연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강좌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황시내 소리꾼. “어르신과 함께 소리로 만나면서 배운 것은 자식한테 의지하지 않고 살려는 어르신들의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많은 분들이 즐겁게 우리 소리를 배울 수 있도록 민요를 가르치고 싶은게 꿈”이라고 말했다.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황시내씨는 학창시절 경기민요를 시작해 지금은 전문소리꾼으로 예술인의 길을 걷고 있다. 청주시립국악단원으로 활동하다 접은 뒤 현재는 하늘소리국악예술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이화여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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