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예산 확보 2라운드' 지금부터 시작이다
'정부예산 확보 2라운드' 지금부터 시작이다
  • 손자용 <충북도 예산담당관>
  • 승인 2012.10.11 2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손자용 <충북도 예산담당관>

2013년 정부예산안이 지난 10월2일 국회에 제출됐다. 해마다 정부예산이 국회에 제출되는 이맘 때는 추수를 앞둔 농부의 마음처럼 항상 설레인다. 가을의 풍성함이 가져다주는 푸근함도 있겠지만 연초부터 중앙부처의 문턱이 닳도록 종종걸음을 치며 정부예산 확보에 전념한 성적표가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충북은 도지사를 중심으로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도의회, 충북출신 중앙부처 공무원, 시장군수를 비롯한 시·군 공무원, 지역언론 등이 하나로 똘똘뭉쳐 정부예산 확보 3조8537억원이라는 소중한 성적표를 손에 넣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정부예산을 확보했다는 기쁨과 보람도 있지만 이것 못지않게 소중한 것은 충북의 저력이 그야말로 매우 강하다는 것을 느낀 점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쓰는 유행어 중에 "포텐 터지다"라는 말이 있다. 깊숙이 숨겨져 있던 잠재력이 마치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뜻하는 것인데 지금 충북의 모습이 마치 포텐 터지는 그런 형국이다.

2013년 정부예산 확보 활동을 시작한 연초는 물론 정부예산 심의가 한창 진행되던 한여름까지만 해도 당초 충북도가 목표로 설정한 3조8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 정부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보다는 차기 정부에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균형재정 방침을 항상 강조해왔다.

신규 사업은 가급적 억제한다고 수없이 말해 온 터라 목표액 달성이 어려운 것은 물론 지난해 확보한 3조6880억원을 상회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충북도의 저력은 이때부터 빛이 났다. 정부예산 반영이 어렵다고 생각되는 사업일수록 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더구나 휴일을 이용한 정부예산 확보 활동은 그 중 압권이었다. 평일의 기재부 예산실은 각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무원과 공사·공단 관계자들로 인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따라서 기재부 담당과장이나 담당사무관을 만나더라도 건의할 시간이 짧고 아주 상세하게 건의할 수도 없지만, 휴일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평일에 비해 방문자가 거의 없다보니, 밀린 일을 처리하기 위해 출근한 기재부 직원들에게 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상세하게 건의할 수 있다.

그러니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정부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심정의 충북도 공무원들은 이 좋은 기회를 마다할리 없다. 휴일마다 기재부로 출근해 예산반영을 건의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재부 직원들과 소통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에피소드도 생겨났다. '휴일 기재부 예산실은 충청북도가 접수했다', '매일 보는 얼굴이라 기재부 직원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충북도 공무원이었다'는 말까지 회자될 정도였다.

지성이면 감천이고,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이러한 하루하루의 열정이 하늘에 닿아 사상 최대 규모의 정부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듯 충북도의 땀과 열정이 배어있는 정부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돼 이제 제2라운드를 기다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