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은 무거움 짐을 어깨에 지고 있다
공인은 무거움 짐을 어깨에 지고 있다
  • 이철수 <서산시의회 의장>
  • 승인 2012.10.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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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철수 <서산시의회 의장>

공인으로 여러 해 일하다 보니 공인의 임무와 실행이 얼마나 무거운가를 항상 느끼게 된다. 공인은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공인이란 일하고 있는 지역 주민과 하나가 되어 공익을 위해 애써야 하기 때문이다.

공익을 위해서는 나 혼자의 힘으로는 어렵고 주민과의 일치된 결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됐다. 그렇다면 주민과 하나가 되려면 어떤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인가.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하다 보니 문득 어느 고전에서 읽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 말은 동양의 철인이며 학자이신 공자(孔子)께서 한 말이다.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자장이 공자에게 궁금한 것이 있는지 이렇게 물었다.

"존귀하신 선생님 오미(五美)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오미라는 뜻, 다시 말해 다섯 가지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가가 궁금하여 자문하였을 것이다.

그러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한다.

"군자는 백성에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베풀어야 한다. 그러나 물질은 헛되고 헤프게 쓰면 안 된다. 그리고 백성들에게는 열심히 일하도록 해야 하지만 백성들이 원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욕심이 있다 해도 남의 것은 탐내지 않으며 어려운 상황이 있다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예사로운 상태를 취하여야 한다. 그러나 교만하지 않아야 하며 엄숙한 태도나 기세를 지닌다 해도 사나운 모습은 안 된다."

그러니까 공자가 말한 오미(五美)는 백성들에게 베푸는 마음과 재물은 뜻 없이 쓰면 안 되고, 세 번째는 남의 것을 탐내지 않아야 하며 교만하면 안 되는 것이 네 번째 미(美)이며 사납게 굴지 않는 것이 다섯 번째의 미라는 것이다.

이 오미를 글자로 표현해 보면 인(仁)과 덕(德)과 무욕(無慾)과 겸손(謙孫)과 안(安)으로 표현하게 된다.

공인도 이런 마음으로 주민을 도와주면 주민과 하나 되어 공인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원망하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자세다. 백성들이 그러니까 주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원망은 욕심을 채우려 비리를 저지르는 일이다.

공인이라는 핑계로 뇌물도 받고 남을 속여서 남의 재물을 빼앗는 불의가 주민들이 가장 싫어하고 원망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욕심이 죄인 것이다. 그리고 백성들과 약속하고 번거로운 일만 하게 하고는 그 결실이 하나도 없다면 원망을 듣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일로 공인은「거덜이 나면 」 안 되는 것이다. 거덜이란 살림이나 무슨 일을 함에 있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 말이 생긴 근원은 조선시대 말을 이끄는 마부로 그 마부를 「거덜 」이라고 했다고 한다. 거덜이 하는 일은 높은 사람이 말을 타고 어디를 갈 때 벙거지를 쓰고 앞장서서 "에라~ 모두 물렀거라" 하고 소리를 치며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일도 했다고 한다.

거덜이는 하인 노릇을 하고 있지만 언제나 큰 소리로 사람들을 몰아 세우다보니 교만한 마음이 생겨 우쭐거리며 몸을 흔들고 다니게 되었다. 그래서 「거덜거리다 」라는 말이 생겼으며 걸어 다닐 때 몸을 몹시 흔드는 말을 「거덜마 」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말 전체의 뜻은 공인은 교만한 거덜거리가 되지 말고 겸손한 자세로 공직을 충실히 이행하여야 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이것이 공직자와 관리와 공인이 할 일인 것이다.

그리고 주민과 하나 될 수 있는 뜻있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공인으로서 자질도 인정받게 된다는 것을 명심할 일이다.

뿐만 아니라 공인과 주민의 융화도 논리와 방법으로만 하려는 의도에서 벗어나 순리의 도리 속에서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융통도 있어야 함을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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