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
무심천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7.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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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 중에 사람이 가장 귀하다
윤승범 시인

큰 물난리가 났다. 대수롭지 않은 일인가 보다. 지난해 났던 곳에 올해도 났다. 지난해 고쳤던 곳은 또 고치면 된다. 그 물난리가 난 곳의 군수는 술파티를 했고, 시장은 휴가를 갔다. 의원들은 그 동네에서 골프를 쳤단다. 별 것 아닌가 보다.

큰 물난리는 지난 2005년 잘사는 나라 미국의 한 고장에서도 났다. 우리나라에서 바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하고 엄청난 금액의 수재의연금을 보냈다. 먼 타국까지 신속하게 119구조대를 보낸다고 했다가 거절을 당했다. 큰일이었다.

우리나라는 참 잘산다. 우리나라 서울의 물가가 세계 4위란다. 폼나게 마시는 -여기는 지방이라서 그런 혜택을 받을 수는 없지만.- 스타벅스 커피 가격은 세계 1위란다. 잘산다. 그렇게 잘사는 나라의 백성이니 세금도 당연히 많이 낸다. 휘발유 세금은 60%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백성의 건강을 위해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해야 한단다. 그래서 국가가 운영하는 담배에 높은 세금을 붙인다. 최저 60%에서 75%까지가 세금이다. 오직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다.

우리 백성은 참 착하다. 물난리가 나면 티브이를 보다가 전화를 건다. 한 통에 2000원씩 하는 금액은 금세 10억원을 넘는다. 세금을 내라면 낸다. 국민연금을 내라면 낸다. 잘한다. 그리고 이 쪽 분이 못하면 지난 번에 못했다고 내친 분 다시 뽑는다. 그 쪽 분은 또 회심을 미소를 지으며 또 한다. 또 그 분 못하면 이번에 내친 분 다시 뽑으면 된다.

착하다. 참 착하다. 그렇게 살아 온 어른들을 본받아 착하게 산다. 무준가 진안인가 장순가에 걸친 시골 마을에서 한 노파가 같은 다리에서 두 아들을 잃었다. 어느 한 구석에서도 책임지고 다리를 놓겠다는 곳이 없다. 왜 시골에 사람이 얼마 살지 않으니 별 필요가 없단다. 경계도 애매하단다. 그 떠내려간 다리에서 한 어머니의 애절한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 어쩔 수 없었단다. 어릴 때 배운 글귀 한 구절이 떠오른다.

세상 만물 중에 사람이 가장 귀하니. 어버이는 인자하고 자식은 효성스러워야 하며 임금은 의롭고 신하는 충성스러워야 하며 형은 사랑하고 아우는 공경하며 친구는 인자함을 갖추어야 진정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동몽선습

세상 만물 중에 사람이 가장 귀하게 되기까지 무엇 하나 갖춘 것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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